정무경 조달청장 "시장에 없는 혁신제품 적극 발굴·구매하겠다"
“조달청은 지금까지 정부에 필요한 물자를 구매해 제공하는 소극적 계약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전통적 역할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가 정책 전반에 서비스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정무경 조달청장(사진)은 17일 조달청 개청 7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연간 80조원에 달하는 공공기관 구매력을 활용해 기업 국민 정부 등 국가 구성원을 만족시키는 적극적인 ‘전략적 조달자’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조달청장에 취임한 정 청장은 행시 31회로 기획재정부 관세국제조세정책관,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그는 ‘전략적 조달자’가 되기 위한 조달청의 5대 키워드로 혁신, 일자리, 사회적 가치, 공정, 찾아가는 조달을 제시했다. 기업과 정부 간 물품을 계약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중소기업 및 창업 지원, 고용·노동, 보건·안전, 환경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아나서겠다는 취지다.

정 청장은 5대 전략 중 “혁신과 일자리 조달에 행정력을 더 집중하겠다”며 “창업·벤처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과 성장, 도약을 지원하며 시장에 없는 혁신제품을 개발·구매하는 ‘혁신 조달’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일자리 조달을 위해서도 “신규 고용과 취약계층 고용에 기여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이 높고 근로 환경이 우수한 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2002년 개통한 나라장터는 평일 20만 명이 방문하고 20만 건의 서류가 오가는 전자조달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2010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코스타리카 몽골 튀니지 카메룬 등 총 7개국이 사용하고 있다. 정 청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나라장터에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해 최고의 조달플랫폼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원조물자를 관리하는 임시 외자총국으로 출발했다. 이어 시설공사, 비축, 물품관리, 전자입찰, 국책공사 총사업비 관리, 국유재산관리 등 조달업무의 범위를 확대해왔다. 정 청장은 “그간 조달계약 실적과 조달업체의 성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조달청의 계약실적은 1962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80조원으로 약 7000배 늘었다. 조달청 이용기관도 1980년 4400개에서 지난해 5만5000개로, 조달업체는 1990년 3800개에서 40만 개로 증가했다. 정 청장은 “각종 규제를 정비해 조달기업 활동을 돕고 적정 이윤이 보장되도록 하겠다”며 “조달기업의 비용과 부담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