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해 들어서도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 강화, 9·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해 거래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주택 매매 거래량은 85만6219건으로 전년(94만7000건)과 5년 평균(101만 건) 대비 각각 9.6%, 15.2% 감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연간 주택 거래량은 2015년 119만4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05만3000건, 2017년 94만7000건으로 줄었다.

거래량은 월별로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해 3월(9만2795건)과 10월(9만2566건) 등을 제외하면 6만5000∼7만 건 사이로 적었다.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만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통계에는 그만큼 시차가 반영됐다. 연말로 가면서 거래량은 더욱 줄어 11월 6만4804건, 12월에는 5만5681건 등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작년 수도권 거래량은 47만692건으로 전년 대비 6.6% 줄었고 지방은 38만5527건으로 13.0% 감소했다. 서울은 17만1050건으로 전년보다 8.9% 줄어들었다.

새해 들어서도 거래 감소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일 기준 915건이 신고됐다. 하루평균 57.2건으로 지난해 12월(총 2304건)의 하루평균 74.3건에 비해 23.1%, 작년 1월(총 1만198건)의 하루평균 329건 대비 82.6%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8월 집값 상승으로 9월과 10월에 각각 1만2243건, 1만121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이후 9·13대책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는 고점 대비 3억∼4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추가 하락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관망하며 쉽게 팔리지 않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의 거래량은 1월16일 기준 46건으로 구 전체의 하루평균 거래 신고 건수가 2.9건에 그쳤다. 작년 12월 대비 15.9%, 작년 1월 대비 87.1% 감소한 수치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각각 34건, 46건으로 하루평균 신고 건수가 각각 1.6건, 2.9건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