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17일 증시에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수소자동차 확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하면서 충전소 관련주 등 일부 종목은 수혜주로 단기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제이엔케이히터는 가격제한폭인 1870원(29.92%) 올라 812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환경부의 ‘수소충전소 민간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국내 처음으로 상업용 수소충전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제어 모듈을 생산하는 유니크(29.92%),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에스퓨얼셀(23.04%) 공기압축기 제조사 뉴로스(5.23%) 등도 동반상승했다.

정부는 수소산업을 인공지능, 데이터와 함께 3대 기반 경제로 선정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올해 수소승용차를 4000대 이상 보급하기 위해 대당 최대 3600만원을 지원하고, 수소충전소 46곳을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올해 수소차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664.3% 늘어난 1421억원이다.

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사업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3년에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FCEV를 선보이는 등 수소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의 전략과 정부의 기조가 일치하면서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이후 21.03% 뛰었다. 최근 25거래일 동안 주가가 하락한 날이 8일에 불과할 만큼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수소차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핵심 인프라와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워트레인(모터, 변속기 등 구동장치) 부품주는 수소차사업 확대로 기존 사업이 축소돼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직 국내에 수소충전소가 15곳에 불과한 만큼 수소충전소 관련 기업은 우선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정부와 민간이 수소충전소 확산을 위해 추진 중인 특수목적법인 하이넷(HyNet)에 참여한 기업은 현대자동차, 제이엔케이히터, 한국가스공사 등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지원을 통해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이 해결되면 국내 수소차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관련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