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SKY캐슬'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제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SKY캐슬' 속 예서(김혜윤)은 리처드 도킨스의 스테디셀로 '이기적 유전자'를 보고 이같이 말한다. 극중 캐릭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사다.

입시 논술을 위해 결성된 캐슬 입주자들의 독서모임 '옴파로스'에 등장하는 도서들은 현실에서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SKY캐슬' 주민들이 읽은 책 뭐야?…방송 노출 후 도서 판매량 '역주행'
인터파크에 따르면 JTBC 'SKY캐슬'에서 해당 장면이 방송된 이후 한 달간 '이기적 유전자' 10%,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00% 이상 증가했다.

일명 '미디어셀러'. 드라마 속 등장하는 도서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출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tvN '남자친구'에서 박보검(김진혁 역)과 송혜교(차수현 역)를 가깝게 만드는 매개체로 등장한 책 또한 마찬가지다.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지난해 12월 5일 드라마에 등장한 이후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인터파크 1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7위를 기록 중이며, 시·에세이 부문에서는 2위다.

이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시 가운데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은 책으로, 지난 2015년 출간 당시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KY캐슬' 주민들이 읽은 책 뭐야?…방송 노출 후 도서 판매량 '역주행'
드라마 1회 분에서 박보검이 읽은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와 김연수 작가의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방송일 직후 한달 간의 판매량(인터파크 집계)이 직전 동기 대비 각각 266%, 1066% 이상 훌쩍 뛰었다.

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지난 2일 9회차 드라마에 박보검의 나레이션과 함께 등장한 직후 일주일 간 무려 6600%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SKY캐슬' 주민들이 읽은 책 뭐야?…방송 노출 후 도서 판매량 '역주행'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남자친구’ 대본집이 연이어 출간을 앞두고 있어 독자들을 기대케 하고 있다. 대본집 출간은 드라마의 인기, 작품의 완성도, 작가의 영향력 등 삼박자가 잘 갖춰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지난 4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대본집 1권과 2권은 인터파크 1월 둘째 주 예술/대중문화 부문에서 나란히 1위, 2위를 차지했다.

관계자는 “미디어셀러의 인기는 예전부터 보장됐었지만, 이번 미디어셀러의 경우 드라마에서 연달아 비중 있게 다뤄진 덕에 더욱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드라마에 등장한 시 구절 등이 SNS 상 빠르게 회자되면서 위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Y캐슬' 주민들이 읽은 책 뭐야?…방송 노출 후 도서 판매량 '역주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인터파크, 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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