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 높여 잡으며 재도약에 나섰다.

조선업계 연초부터 '수주 뱃고동' 울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의 15만8000t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전남 영암에 있는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2020년 하반기부터 인도된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올해 선박 수주 목표를 작년(132억달러)보다 20.7% 늘어난 159억달러(약 17조8270억원)로 잡았다. 조선업황 부진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4년(167억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회복세에 접어든 시황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오만 국영 해운회사인 OSC와 2100억원 규모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해 2020년 4분기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엔 추후 협상을 통해 건조가 가능한 1척(옵션)이 포함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 회사는 2006년 오만 정부와 수리조선소 건설 및 위탁경영 계약을 맺고 450여 척에 달하는 선박을 수리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에도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4095억원 규모 VLCC 4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전 세계 조선사 중 가장 많은 16척의 VLCC를 수주한 데 이어 1월에만 작년 VLCC 수주 물량의 40%에 육박하는 6척(약 6195억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조선시장은 중국과 인도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선박 발주 증가와 2000년대 초반 건조된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285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 수)보다 20% 이상 증가한 3440만CGT에 달할 전망이다. 2023년엔 4740만CGT로 2014년(4535만CGT) 수준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