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우주호텔 녹차밭 뷰
제주항공우주호텔 녹차밭 뷰
유명 래퍼 ‘도끼’는 지난해 서울 용산의 한 호텔에서 산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하루 객실료가 900만원을 넘는 고급 펜트하우스였기 때문이다.

도끼처럼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사람은 연예인뿐만은 아니다. 요즘에는 직장인 등 일반 사람 중에서도 호텔에서 장기 투숙하는 경우가 있다. 호텔에서 호젓하게 휴가를 지내는 ‘호캉스’ 바람에 특정 지역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한 달 살기’ 트렌드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한 달 살기가 유행처럼 번진 제주도가 특히 그렇다. 특급 호텔들도 이 수요를 잡기 위해 가격을 낮춘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오래 머물수록 가격 내려가

제주도 내 호텔과 리조트가 한 달 살기 상품 판매에 가장 적극적이다. 제주항공우주호텔과 켄싱턴리조트 서귀포가 대표적이다. 주택을 빌리는 것에 비해 안전하고, 깨끗하며, 서비스가 좋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있다. 호텔 장기 투숙의 가장 큰 부담인 가격을 최대한 끌어내렸다.
 켄싱턴호텔 산책로
켄싱턴호텔 산책로
제주항공우주호텔은 장기 투숙객을 위한 ‘제주살기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다음달 말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오래 머물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게 특징이다. 7박 이상 하면 하루에 6만원, 15박 이상이면 5만5000원이다. 30박부터는 하루 숙박비가 5만원으로 더 떨어진다. 30박을 하면 150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제주도 내 고급 빌라의 월세가 100만~200만원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 면에서 이점이 있다.

조식 등 식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투숙 기간에 따라 혜택을 준다. 7박 이상 하면 호텔 인근 오설록 티 뮤지엄 녹차 아이스크림 교환권 2장이 나온다. 보름살기를 하면 아이스크림 교환권 2장과 제주 서귀포에 있는 수목원 카멜리아힐 입장권 2장이 제공된다. 한 달 살기를 하면 보름살기 혜택에 추가로 치킨 교환권도 준다. 또 렌터카 무료 서비스(자차 보험료 별도), 제주 유명 관광지 50% 할인 혜택이 있는 ‘G패스’,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 2만원 할인권 등도 제공된다.
제주항공우주호텔 디럭스룸
제주항공우주호텔 디럭스룸
제주 서귀포에 있는 제주항공우주호텔은 대림그룹 계열의 글래드호텔이 운영하는 곳이다. 전 객실이 온돌마루로 돼 있어 카펫에 거부감이 있는 여행객이 특히 선호한다. 아무래퍼시픽그룹의 녹차밭 오설록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와 제주 최대 복합리조트 신화월드와도 가깝다.

켄싱턴호텔 귤따기 체험
켄싱턴호텔 귤따기 체험
이랜드 계열의 켄싱턴리조트 서귀포도 ‘겨울방학 제주 한 달 살기 패키지’를 다음달 말까지 판매한다. 스탠더드 객실 29박과 조식 뷔페 10회 이용권(2인)이 275만원(세금 포함)이다.

이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제주의 ‘맛’과 ‘멋’을 체험할 수 있다. 제주 시골밥상 2인 이용권(1회)과 카페 더 모닝의 음료(10잔) 쿠폰, 애프터눈 티세트(1회)가 포함돼 있다. 제주 최남단 체험 감귤농장 입장권(2장)도 있다. 농촌 생태체험, 경운기 체험, 감귤 따기, 모노레일 탑승, 감귤 비누 만들기 등도 해볼 수 있다.

이 밖에 산방산 탄산 온천 이용권, 리조트 내 해수 사우나 시설 이용권, 전신 또는 발 마사지, 카멜리아힐 입장권, 탐라승마장 체험권 등이 각각 2장씩 나온다. 제주 은갈치(500g) 2세트도 준다.

디지털 노마드족 위한 호텔도

제주에서 일을 하며 장기 투숙할 곳을 찾는다면 ‘체이슨 호텔 더 스마일’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제주 서귀포에 있는 이 호텔은 ‘제주에서 쉬지 말라’는 게 슬로건이다. 일할 수 있는 사무 공간이 있는 워라밸 스마트 오피스를 내세워 ’디지털 노마드족’을 공략 중이다. 기존 호텔의 비즈니스센터와 달리 별도의 방에 스마트 오피스를 갖췄다. 이 스마트 오피스에는 높이 조절이 되는 테이블, 데스크톱 컴퓨터, 프린터 등 사무기기가 갖춰져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유선 전화기도 놓여 있다. 7일, 15일, 30일 단위로 스마트 오피스 이용권을 구입해서 쓸 수 있다.

서울에도 장기 투숙 상품이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5박 이상 하는 장기 투숙 패키지 상품을 오는 11월 말까지 운영한다. 5박 이상 하면 호텔 내 부대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레스토랑 이용 시 10%, 스파는 15% 할인이 적용된다. 세탁 서비스는 30% 할인된다. 조식(1인)도 패키지 안에 포함돼 있다.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 이용 등 일반 투숙과 동일한 혜택을 준다.

이 패키지 상품은 선결제를 해야 하며, 환불과 일정 변경은 되지 않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