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가슴이 뻥~ 청풍호…퇴계도 감탄한 절경 금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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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제천 트레킹
제천 트레킹
충북 제천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매력적인 자연을 지닌 곳이다. 제천의 금수산은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사계절 모두 눈부시지만 겨울 풍경도 매력적이다. 등산로를 내려오면 청풍호가 드넓게 펼쳐진다. 맑은 바람을 맞으며 호수 주변을 걷다보면 어느새 평온한 마음이 깃든다. 색다른 겨울 여행을 하고 싶다면 제천의 아름다운 풍경길을 따라 트레킹을 해보면 어떨까?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청풍호 풍경
제천 여행의 출발지는 언제나 청풍호다. 제천의 대표 호수인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로 불릴 만큼 거대하고 매력적이다.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의 호수 위로 펼쳐지는 물안개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청풍호전망대와 금수산에서 발아래 펼쳐진 청풍호의 장쾌한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청풍호는 1985년 준공된 충주댐으로 인해 조성된 호수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불리는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청풍호가 자리한 곳에 흐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은 파수(巴水)였다. 청풍 사람들은 이 파수를 청풍강이라 불렀다. 따라서 이곳에 조성된 호수를 자연스럽게 청풍호라 불렀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헌에도 청풍호라는 지명은 충주댐 수몰 이전인 1982년부터 나타나고 있다.
청풍호는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길이 464m, 저수량은 27억5000t이다. 이 중 제천시의 담수 면적은 발간 서적마다 수치상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48㎢로, 호수 전체 면적의 약 51%를 차지하고 있다.
청풍호 주변에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여럿 있다. 물맛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수산이 있다. 이외에도 동산, 대덕산, 부산, 관봉 등의 명산들이 청풍호 주변에 있다.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는 청풍호 활공장, 정방사, 옥순대교 전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청풍 나루터에서 단양 장회나루 유람선은 뱃길로 52㎞, 왕복 1시간30분, 편도는 40분 정도 걸린다.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에는 옥순대교와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청풍호 전망대가 있다. 나선형으로 돼 있는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있는 청풍호의 유려한 물줄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청풍호의 위용이 확연히 느껴진다. 청풍호 풍경을 찍기 좋은 사진 포인트이기도 하다.
제천의 또 하나 명소는 의림지다.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본래 ‘임지’라 불렀다. 고려 성종 11년(992)에 군현의 명칭을 개정할 때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했는데, 그 후에 제천의 옛 이름인 ‘의’를 붙여 의림지라 부른다. 축조된 명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구전에는 신라 진흥왕(540~575)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 서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 전해진다.
비단에 수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금수산
충청지역에 많은 산이 있지만 금수산(錦繡山·1015.8m)만큼 매력적인 산도 드물다.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지만 조선 중기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이 단풍 든 산의 모습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며 감탄한 것이 계기가 돼 산 이름을 금수산으로 바꿨다고 한다.
금수산은 북쪽으로는 제천 시내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까지 뻗어 내린 제법 긴 산줄기의 주봉이다. 주능선에는 작성산, 동산, 말목산 등 700~800m 높이의 산이 여럿이고, 중간마다 서쪽으로 뻗은 지릉에도 중봉, 신선봉, 저승봉, 망덕봉 등 크고 수려한 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남쪽 어댕이골과 정남골이 만나는 계곡에는 금수산의 절경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숨어 있다. 용담폭포와 선녀탕은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하다가 대야에 비친 폭포를 봤다. 주왕은 신하들에게 동쪽으로 가서 이 폭포를 찾아오라고 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선녀탕과 용담폭포였다고 한다. 상탕, 중탕, 하탕으로 불리는 선녀탕에는 금수산을 지키는 청룡이 살았는데, 주나라 신하가 금수산이 명산임을 알고 산꼭대기에 묘를 쓰자 청룡이 크게 노해 바위를 박차고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백운동 마을에서 올려다보는 금수산은 북쪽의 망덕봉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져 능선 끝 지점에 머리를 치켜든 사자처럼 뾰족하게 치솟았다.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암릉 여기저기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단풍이 들면 그 이름처럼 비단에 수놓은 듯한 경치가 펼쳐진다.
용담폭포 안내석에서 등산로는 두 갈래로 갈리는데 왼쪽은 용담폭포를 지나 망덕봉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은 계곡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산을 따라 펼쳐지는 가파른 암벽과 소나무
용담폭포는 안내석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라 200m 거리에 있다. 넓은 암반 위로 30m의 물줄기가 쏟아지는 용담폭포는 금수산 산행의 백미로 꼽힌다. 10분 정도 급경사 바위지대를 오르면 용담폭포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 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올라서면 용담폭포와 폭포 위 선녀탕이 보인다.
등산로는 계속 가파른 암릉으로 이어진다. 암릉 곳곳에는 청풍호반과 월악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바위가 있다.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망덕봉에서 흘러내린 능선의 가파른 암벽과 그 사이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들이 절경을 이루고 그 너머로 청풍호 모습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이 암릉에는 족두리바위와 독수리바위가 있다. 남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보인다.
금수산 정상은 비좁은 암봉이어서 쇠난간으로 자리를 만들어놨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북쪽으로는 금수산의 지봉인 신선봉과 동산이 능강계곡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월악산과 대미산, 백두대간이 지나는 황정산이 아련하다. 그 아래로 청풍호반에 둘러싸인 청풍문화재단지와 호반을 가르는 유람선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단양의 시멘트 광산과 소백산 연화봉 천문대 지붕까지 보인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철계단을 따라 조금 내려서면 평평한 너럭바위가 숲 사이에 있어 쉬어가기 좋다. 등산로는 살바위고개에 오른 후 상천리 백운동으로 돌아가거나 적성면 상리 상학마을로 하산해도 된다. 상천리에서 용담폭포를 거쳐 정상에 올라 상학마을로 내려오는 데 3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청풍호 풍경
제천 여행의 출발지는 언제나 청풍호다. 제천의 대표 호수인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로 불릴 만큼 거대하고 매력적이다.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의 호수 위로 펼쳐지는 물안개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청풍호전망대와 금수산에서 발아래 펼쳐진 청풍호의 장쾌한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청풍호는 1985년 준공된 충주댐으로 인해 조성된 호수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불리는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청풍호가 자리한 곳에 흐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은 파수(巴水)였다. 청풍 사람들은 이 파수를 청풍강이라 불렀다. 따라서 이곳에 조성된 호수를 자연스럽게 청풍호라 불렀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헌에도 청풍호라는 지명은 충주댐 수몰 이전인 1982년부터 나타나고 있다.
청풍호는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길이 464m, 저수량은 27억5000t이다. 이 중 제천시의 담수 면적은 발간 서적마다 수치상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48㎢로, 호수 전체 면적의 약 51%를 차지하고 있다.
청풍호 주변에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여럿 있다. 물맛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수산이 있다. 이외에도 동산, 대덕산, 부산, 관봉 등의 명산들이 청풍호 주변에 있다.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는 청풍호 활공장, 정방사, 옥순대교 전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청풍 나루터에서 단양 장회나루 유람선은 뱃길로 52㎞, 왕복 1시간30분, 편도는 40분 정도 걸린다.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에는 옥순대교와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청풍호 전망대가 있다. 나선형으로 돼 있는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있는 청풍호의 유려한 물줄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청풍호의 위용이 확연히 느껴진다. 청풍호 풍경을 찍기 좋은 사진 포인트이기도 하다.
제천의 또 하나 명소는 의림지다.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본래 ‘임지’라 불렀다. 고려 성종 11년(992)에 군현의 명칭을 개정할 때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했는데, 그 후에 제천의 옛 이름인 ‘의’를 붙여 의림지라 부른다. 축조된 명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구전에는 신라 진흥왕(540~575)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 서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 전해진다.
비단에 수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금수산
충청지역에 많은 산이 있지만 금수산(錦繡山·1015.8m)만큼 매력적인 산도 드물다.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지만 조선 중기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이 단풍 든 산의 모습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며 감탄한 것이 계기가 돼 산 이름을 금수산으로 바꿨다고 한다.
금수산은 북쪽으로는 제천 시내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까지 뻗어 내린 제법 긴 산줄기의 주봉이다. 주능선에는 작성산, 동산, 말목산 등 700~800m 높이의 산이 여럿이고, 중간마다 서쪽으로 뻗은 지릉에도 중봉, 신선봉, 저승봉, 망덕봉 등 크고 수려한 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남쪽 어댕이골과 정남골이 만나는 계곡에는 금수산의 절경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숨어 있다. 용담폭포와 선녀탕은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하다가 대야에 비친 폭포를 봤다. 주왕은 신하들에게 동쪽으로 가서 이 폭포를 찾아오라고 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선녀탕과 용담폭포였다고 한다. 상탕, 중탕, 하탕으로 불리는 선녀탕에는 금수산을 지키는 청룡이 살았는데, 주나라 신하가 금수산이 명산임을 알고 산꼭대기에 묘를 쓰자 청룡이 크게 노해 바위를 박차고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백운동 마을에서 올려다보는 금수산은 북쪽의 망덕봉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져 능선 끝 지점에 머리를 치켜든 사자처럼 뾰족하게 치솟았다.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암릉 여기저기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단풍이 들면 그 이름처럼 비단에 수놓은 듯한 경치가 펼쳐진다.
용담폭포 안내석에서 등산로는 두 갈래로 갈리는데 왼쪽은 용담폭포를 지나 망덕봉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은 계곡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산을 따라 펼쳐지는 가파른 암벽과 소나무
용담폭포는 안내석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라 200m 거리에 있다. 넓은 암반 위로 30m의 물줄기가 쏟아지는 용담폭포는 금수산 산행의 백미로 꼽힌다. 10분 정도 급경사 바위지대를 오르면 용담폭포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 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올라서면 용담폭포와 폭포 위 선녀탕이 보인다.
등산로는 계속 가파른 암릉으로 이어진다. 암릉 곳곳에는 청풍호반과 월악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바위가 있다.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망덕봉에서 흘러내린 능선의 가파른 암벽과 그 사이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들이 절경을 이루고 그 너머로 청풍호 모습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이 암릉에는 족두리바위와 독수리바위가 있다. 남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보인다.
금수산 정상은 비좁은 암봉이어서 쇠난간으로 자리를 만들어놨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북쪽으로는 금수산의 지봉인 신선봉과 동산이 능강계곡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월악산과 대미산, 백두대간이 지나는 황정산이 아련하다. 그 아래로 청풍호반에 둘러싸인 청풍문화재단지와 호반을 가르는 유람선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단양의 시멘트 광산과 소백산 연화봉 천문대 지붕까지 보인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철계단을 따라 조금 내려서면 평평한 너럭바위가 숲 사이에 있어 쉬어가기 좋다. 등산로는 살바위고개에 오른 후 상천리 백운동으로 돌아가거나 적성면 상리 상학마을로 하산해도 된다. 상천리에서 용담폭포를 거쳐 정상에 올라 상학마을로 내려오는 데 3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