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간병 부르는 다양한 질병…종합적 대비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노후에 걱정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치매를 꼽는다. 그래서일까. 의약업체인 한독이 모바일 리서치서비스인 오픈서베이를 통해 40세 이상 성인 대상으로 치매 예방을 위해 특별한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8.9%가 ‘작게라도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치매 예방만으로 노후 건강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17년 장기요양보험통계에 따르면 장기간병상태의 원인이 치매인 경우는 34.8%에 불과했다. 나머지 65.2%는 뇌졸중, 요통, 관절염 등의 질환과 사고 후유에 의해 장기간병상태가 됐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 267만 명 중 88.1%가 후천적 원인에 의한 것이었다.

특히 장애 인구 중 절반에 육박하는 46.6%가 65세 이상 노인이었으며, 4명 중 1명(26.4%)은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 꼭 치매가 아니어도 사고나 각종 질환으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장기간병상태에 놓이면 이전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활발한 두뇌활동, 정기적인 병원 검진으로 평소 건강 관리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기치 못한 장기간병상태에 놓였을 때 필요한 치료비와 간병비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최근 장기요양상태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간병보험이 출시되고 있다. 이왕이면 치매뿐 아니라 다른 질환으로 인한 장기간병상태까지 보장하는 보험인지, 보장 기간은 충분한지, 보험금이나 간병 연금액은 적당한 수준인지 꼼꼼히 따져보자. 장기간병을 부르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종합적인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계획해야 하는 다섯 가지를 가리켜 ‘인생오계’라 부른다. 바로 할 일(생계), 건강(신계), 가족(가계), 노후(노계), 죽음(사계)에 대한 계획들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계, 즉 건강에 대한 계획일지 모른다. 이 모든 계획을 무리 없이 실행하려면 건강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이르다고 혹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 건강한 노후를 위한 대비를 시작해보자.

윤필경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