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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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은 것을 신호탄으로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다. 예년과 달리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KB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약 한 달 동안 8.5% 낮아졌다.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다.

다만 4분기 실적 악화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이제는 올해 실적 전망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4분기 실적은 나쁘지만 이를 바닥으로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들 종목은 주가가 낮아진 상태라 앞으로 실적 개선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은 악재로서 영향력이 거의 소멸했다”며 “지금부터는 실적 바닥 찾기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4분기 ‘어닝 쇼크’를 낸 뒤 오히려 주가가 오른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직전 분기 대비 39%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8월31일 4만8450원이던 주가는 이달 4일 3만7450원까지 23% 떨어졌다. 하지만 부진한 잠정 실적을 발표한 뒤에는 7거래일 동안 10% 넘게 상승하며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실적이 바닥을 치고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SK텔레콤,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 농심, 하나투어 등도 단기 실적은 부진하지만 서서히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들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양태원 파트너는 “주가는 항상 실적에 선행하기 때문에 지금 4분기 실적 개선 종목을 사는 것은 이미 오른 종목을 뒤늦게 사는 것밖에 안 된다”며 “시장의 의구심이 남아있어 아직 주가가 낮은 종목 가운데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