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김영철 워싱턴 도착부터 출국까지 45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박3일간 미국 워싱턴DC 방문을 마치고 19일(현지시간) 출국했다. 방미(訪美) 기간 김 부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대북 정책 핵심라인과 연쇄회동을 했다.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백악관은 “2월말께 2차 미·북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러)19~22일 스웨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에서 체류한 약 45시간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김 부위원장은 17일 오후 6시34분 베이징에서 출발한 미국 국적의 유나이티드항공 808편으로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에 내렸다. 당초 도착예정시간(오후 6시50분)보다 16분 가량 빨랐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미국 국무부 외교경호실의 특별경호를 받으며 취재진을 피해 일반 출국장이 아닌 공항 서편 입국심사장 옆 귀빈실에서 입국 수속을 마쳤다. 7시32분께 VIP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SUV 3대를 나눠타고 공항을 빠져 나갔다. 비건 대표가 덜레스공항에 직접 나와 김 부위원장을 맞이하는 등 미국이 의전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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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벗어난 김 부위원장 일행은 밤 9시를 전후해 백악관에서 1.5㎞ 가량 떨어진 워싱턴 시내 9층짜리 4성급 호텔인 듀폰서클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번에도 취재진을 피해 호텔 정문이 아닌 ‘쓰레기 집하장’ 옆에 있는 쪽문을 이용해 호텔로 들어갔다. 경호를 의식한 듯 호텔 8층 중 일부 블록을 통째로 사용했다.
이 때까지만해도 미 국무부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국무부가 김 부위원장 관련 일정을 공지한건 18일 오전 8시를 조금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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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이 오전 11시에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알리면서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시45분쯤 비건 대표와 함께 호텔에 나타났고, 취재진을 피해 전날 김 부위원장이 이용한 쪽문을 통해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양측 협상은 9층 연회장 ‘더 하이츠’에서 열렸다. 9층으로 접근하는 엘리베이터에는 일반 투숙객의 접근이 차단됐다. 미국측에선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대행 등 국무부 한반도 라인이 총출동했다. 북한측에선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 박성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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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을 마친후 김 부위원장은 백악관으로 이동해 낮 12시15분부터 90분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뒤 오후 2시쯤 호텔로 돌아왔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가 다시 호텔을 찾았고 9층 연회장에서 오찬을 겸한 2차 회동이 1시간30분 가량 이어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김 부위원장 면담에 앞서 “두 나라의 관계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지속적인 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고위급 회담이 이어지던 오후 2시25분쯤 “2차 미·북정상회담을 2월말께 개최할 계획이며 장소는 추후 알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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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쯤엔 미 국무부가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양측이 생산적 논의를 했다”며 “비건 대표가 19~22일 스웨덴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비건 대표와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부상의 첫번째 실무협상이 스웨덴에서 이뤄질 것이란 의미였다. 비건 대표는 폼페이오 장관이 회동을 마치고 호텔을 떠난 뒤에도 2시간 30분 가량 더 남아 북한측과 논의를 계속하다 오후 6시10분쯤 호텔 로비로 내려와 기자들의 질문에 “좋은 논의를 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이후 김 부위원장의 일정은 다시 베일에 가렸다. 앞서 미 언론에선 “김영철이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 만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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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위원장이 다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일 낮 12시40분께 호텔을 나서면서다. 곧바로 덜레스공항으로 향한 김 부위원장 일행은 비행기 출발 예정시각보다 2시간여 이른 오후 1시10분께 공항에 도착했다.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과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을 비롯한 국무부 측 환송 인사와 보안요원들이 김 부위원장을 안내했다. VIP 통로로 이동하던 중 방미 결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이어 공항 1층 중앙에 마련된 귀빈 전용 출국 수속대를 통해 곧바로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갔고 오후 3시49분 베이징으로 가는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CA) 818편을 타고 출국했다.

​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의 체류 기간에 김 부위원장과 면담에 대해 트윗을 올리지 않았다. 다만 19일 백악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2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우리는 아마도 2월 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한 나라를 선택했지만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은 김 부위원장이 미국을 떠난지 7시간 넘게 흐른 19일 밤 11시 남짓한 시간에 자신의 트위터에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사진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 일행에게 얘기하는 모습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