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출신 안성훈 대표, 요양병원서 어머니 간호하다
감지기 아이디어 얻어…옷 위에 센서 대면 배뇨 확인
마지막 존엄을 위한 제품
안 대표는 “파루스는 환자의 바지를 내려 확인해야 하는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통으로 노년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환자의 괴로움을 줄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파루스라는 이름엔 ‘새벽에 알리는 종’이라는 뜻이 담겼다. 파루는 조선 시대에 통행금지를 해제하기 위해 종각의 종을 서른세 번 치던 것을 말한다.
파루스는 옷을 입은 상태에서 기저귀의 젖은 부위를 색상으로 보여준다. 간병인은 센서면 전체를 옷 위에 밀착시킨 뒤 버튼을 누르면 환자의 배뇨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빨간 불빛이 표시되는 곳은 젖은 부위를 의미하고, 젖지 않은 부위는 녹색 불빛이 표시된다. 젖은 면적의 크기를 기준으로 기저귀 교체 시기를 판단하면 된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소리나 진동으로 배뇨 상태를 확인하면 야간에 주변 환자를 깨울 수 있다”며 “의도적으로 작은 불빛으로만 배뇨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보다 일본에 먼저 수출
파루스는 국내에서 판매되기 전에 일본에 먼저 수출됐다. 실버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 1000대 이상을 사갔다. 한국 간병인이 일본에 있는 요양 시설을 방문했다가 파루스를 발견하고 안 대표에게 문의하는 일도 있었다. 중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에도 수출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안 대표는 개발 과정에서 세계로 수출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전자파 문제부터 해결했다. 옷에 붙이는 센서 등에서 환자에게 해로운 전자파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제품은 센서를 기저귀 안에 넣어 소변을 감지하고 전자파 신호를 이용해 다른 단말기에 전달하는 방식이 많았다.
파루스는 충전 방식이 아니라 AAA건전지 2개로 작동한다. 안 대표는 “미세한 전기장으로 액체 유무를 파악하는 제품이라 적은 전력으로 작동이 가능하다”며 “건전지 한 번 교체로 1년6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가격은 7만9000원이다.
그는 “은퇴를 준비하던 중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명감 때문이었다”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통을 줄이고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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