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 규모가 지난 10년새 약 3.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장 병원' 등을 중심으로 실손의료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급증한 결과다.

20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017년 7302억원 규모로 10년 전인 2007년 2045억원의 3.57배를 기록했다. 이 기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연평균 13.6% 증가한 것이다.

보험연구원 변혜원·김석영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기 현황과 방지 방안' 보고서에서 "지난해(2018년) 상반기 적발 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2017년보다 더 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년 기준으로 보험사기 적발의 약 90%는 손해보험, 그중에서도 자동차보험이 가장 많았으며 장기손해보험이 뒤를 이었다.

자동차보험 사기는 주로 정비업체가 연루돼 사고 피해를 부풀리거나 사고와 무관한 수리를 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파악됐다.

장기손해보험이 보험사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7.1%에서 2017년 41.7%로 뛰었다. 장기손해보험 가운데 실손의료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늘어난 탓이다.

보고서는 "병원에 고용된 전문적 영업전담 인력이 무료 도수치료, 피부미용 시술 등을 미끼로 보험계약자를 보험사기 공범으로 모집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사무장 병원'에서 빈번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작년 12월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던 보험사고정보시스템(ICPS)이 신용정보원으로 이전됐는데, 보험업법에 근거해 사고 정보를 집적하던 ICPS와 달리 신용정보원은 신용정보법에 따르기 때문에 정보제공에 동의한 정보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보고서는 "기존에는 보험개발원이 자동차사고 피해자 정보를 집적하고 보험사가 이를 조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신용정보원이 미동의 정보는 집적할 수 없게 돼 보험사기 예방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의 보험사기 수사도 상대적으로 포상이 적어 수사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고, 피해 규모를 다소 부풀리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 역시 보험사기 증가요인이라며 인식전환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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