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예품만 모은 아이디어스, 1100억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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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배송 시대에…보름 넘어 배달하는 쇼핑 스타트업
온라인 주문생산·수제품 마켓 돌풍
장신구·공예품·로컬푸드 인기
1인 창작자·中企 새 판로로 주목
카카오메이커스·와디즈도 2배↑
온라인 주문생산·수제품 마켓 돌풍
장신구·공예품·로컬푸드 인기
1인 창작자·中企 새 판로로 주목
카카오메이커스·와디즈도 2배↑
온라인 수공예품 쇼핑몰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백패커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3년 전만 해도 한 달에 10억원에 못 미치던 거래액이 지난달 70억원을 넘겼다.
아이디어스에는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이 없다. 1인 창작자나 공방에서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품(手製品)만 판다. 아기자기한 장신구와 공예품, 천연 화장품, 인테리어 소품 등 11만 종이 올라와 있다. 주문이 들어간 뒤 제작하기 때문에 배송까지 짧으면 3~5일, 길면 보름 넘게 걸리기도 한다.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해외에서는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수공예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일 배송, 새벽 배송에 이어 3시간 배송까지….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서 배달 시간을 단축하는 ‘배송 전쟁’이 한창이지만 다른 한쪽에선 정반대 전략으로 승부하는 업체도 있다. 배송은 느리더라도 특색 있는 ‘주문생산형 제품’을 선보이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젊은 층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주문생산 쇼핑몰 ‘카카오메이커스’의 지난해 매출은 1년 새 두 배로 늘어 54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메이커스 역시 기존 유통매장에 판로를 뚫기 힘든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출시 이후 4만6000개를 팔아치운 ‘비타민 샤워 필터’, 12억원어치를 판매한 ‘통째로 세탁하는 기능성 베개’ 등이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일정 주문량 이상이 모여야 판매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거래가 무산된 사례는 3%에 불과하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많은 업체가 ‘빠른 배송’ 시대로 가고 있지만 카카오메이커스는 배송에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생산자들이 카카오의 마케팅 지원을 받아 재고 부담 없이 판매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스의 누적 거래액은 지난해 1월 500억원에서 이달 11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상품을 올리는 농부나 어부들이 몰리면서 수제 먹거리 쪽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서비스를 시작한 5년 전 몇몇 경쟁업체가 있었지만 당시 시장이 워낙 작아 대부분 사라졌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가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스는 입점한 판매자에게 제품 사진 촬영을 대신해 주고 각종 원·부자재도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게 공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판매 수수료를 정률제(22%)나 정액제(월 5만5000원) 중 선택할 수 있어 ‘수수료가 과하다’는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와디즈, 텀블벅 등이 주도하는 크라우드펀딩 시장도 1인 창작자와 소상공인들의 새 판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와디즈에서 판매된 상품은 총 601억원어치로, 1년 전보다 113% 뛰었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판매자는 ‘반려동물용 인공지능 로봇’(6억3000만원)을 내놓은 한 중소 로봇업체였다. 텀블벅에서 출판자금을 모아 출간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아마추어 작가나 소상공인들이 IT 플랫폼을 활용해 성공하는 모범사례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디어스는 최근 국내외 벤처캐피털에서 160억원을 투자받아 올해 서울 유명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로 했다. 와디즈는 단순한 아이디어 상품 판매를 넘어 스타트업 지분 투자 등도 중개하기 시작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당일 배송, 새벽 배송에 이어 3시간 배송까지….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서 배달 시간을 단축하는 ‘배송 전쟁’이 한창이지만 다른 한쪽에선 정반대 전략으로 승부하는 업체도 있다. 배송은 느리더라도 특색 있는 ‘주문생산형 제품’을 선보이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젊은 층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주문생산 쇼핑몰 ‘카카오메이커스’의 지난해 매출은 1년 새 두 배로 늘어 54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메이커스 역시 기존 유통매장에 판로를 뚫기 힘든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출시 이후 4만6000개를 팔아치운 ‘비타민 샤워 필터’, 12억원어치를 판매한 ‘통째로 세탁하는 기능성 베개’ 등이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일정 주문량 이상이 모여야 판매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거래가 무산된 사례는 3%에 불과하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많은 업체가 ‘빠른 배송’ 시대로 가고 있지만 카카오메이커스는 배송에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생산자들이 카카오의 마케팅 지원을 받아 재고 부담 없이 판매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스의 누적 거래액은 지난해 1월 500억원에서 이달 11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상품을 올리는 농부나 어부들이 몰리면서 수제 먹거리 쪽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서비스를 시작한 5년 전 몇몇 경쟁업체가 있었지만 당시 시장이 워낙 작아 대부분 사라졌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가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스는 입점한 판매자에게 제품 사진 촬영을 대신해 주고 각종 원·부자재도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게 공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판매 수수료를 정률제(22%)나 정액제(월 5만5000원) 중 선택할 수 있어 ‘수수료가 과하다’는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와디즈, 텀블벅 등이 주도하는 크라우드펀딩 시장도 1인 창작자와 소상공인들의 새 판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와디즈에서 판매된 상품은 총 601억원어치로, 1년 전보다 113% 뛰었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판매자는 ‘반려동물용 인공지능 로봇’(6억3000만원)을 내놓은 한 중소 로봇업체였다. 텀블벅에서 출판자금을 모아 출간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아마추어 작가나 소상공인들이 IT 플랫폼을 활용해 성공하는 모범사례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디어스는 최근 국내외 벤처캐피털에서 160억원을 투자받아 올해 서울 유명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로 했다. 와디즈는 단순한 아이디어 상품 판매를 넘어 스타트업 지분 투자 등도 중개하기 시작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