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오다이바의 가와사키중공업 전시장에서 유병연 부장(왼쪽)과 정영효  기자가 가상현실(VR) 로봇을 체험하고 있다.  /도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지난 18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오다이바의 가와사키중공업 전시장에서 유병연 부장(왼쪽)과 정영효 기자가 가상현실(VR) 로봇을 체험하고 있다. /도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생산하는 ‘듀아로(duAro)’는 인간과 같은 두 개의 팔을 가진 산업로봇이다. 휴머노이드는 아니지만 하나의 컨트롤러와 두 개의 팔이 교차하면서 움직인다. 생산라인에 투입된 사람과 똑같이 반복 조립작업을 할 수 있다. 크기도 한 사람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에 맞게 설계됐다. 로봇 팔의 움직임도 사람의 관절과 똑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옆에서 작업하는 사람과 부딪치면 자동으로 정지된다. 안전망도 필요 없다. 일반 제조공장은 물론 상점과 병원, 은행, 공공기관에서도 사람이 해온 단순반복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항공기와 선박, 열차, 산업기계 등 일본의 ‘중후장대 산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와사키중공업도 산업용 로봇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1969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산업용 로봇을 제작한 이력을 바탕으로 스위스 ABB 등과 글로벌 산업로봇 시장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의 정밀기기·로봇산업 매출 비중은 2017년 기준 13%, 금액으로 2046억엔(약 2조1073억원)에 달한다.

2016년 출시된 듀아로의 가격은 280만엔(약 2884만원)이다. 비정규직 1년 차(생산직 평균) 연봉 240만엔과 정규직 연봉 350만엔의 중간이다. 사나다 도모노리 가와사키중공업 정밀기계·로봇비즈니스 영업기획부장은 “노동자 한 명의 인건비를 감안해 책정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 이전에 나온 협동로봇은 경쟁회사 제품과 다퉜지만 듀아로는 처음으로 사람을 경쟁자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사나다 부장은 “1년 365일 가동하면 근로자 세 명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이심기/정영효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