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파격제안 있었나…트럼프 "믿을수 없을 만큼 좋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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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미·북 정상회담 2월말 개최
김영철 2박3일 급박했던 訪美 '3가지 궁금증'
(1) 트럼프와 90분 장시간 면담
北, 영변핵 사찰·ICBM 폐기 외 핵목록 제출 의사 밝혔을 수도
(2) 트럼프 '장소' 발표 왜 미뤘나
협상의지 진지함 방증하는 것…'언제든 원점 회귀' 압박도 담겨
(3) 워싱턴-스웨덴 투트랙 왜
김영철 방미 前 추진됐을 수도…우리정부 모종 역할 했을 가능성
김영철 2박3일 급박했던 訪美 '3가지 궁금증'
(1) 트럼프와 90분 장시간 면담
北, 영변핵 사찰·ICBM 폐기 외 핵목록 제출 의사 밝혔을 수도
(2) 트럼프 '장소' 발표 왜 미뤘나
협상의지 진지함 방증하는 것…'언제든 원점 회귀' 압박도 담겨
(3) 워싱턴-스웨덴 투트랙 왜
김영철 방미 前 추진됐을 수도…우리정부 모종 역할 했을 가능성
북핵 협상의 ‘진짜 게임’이 시작됐다. 시한은 2월 말까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다음달 말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앞으로 한 달, 우리 정부 중재 속에 미국과 북한 간 한반도의 ‘핵운명’을 좌우할 세기의 협상이 펼쳐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를 소지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90분 백악관 면담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북핵 협상을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박했던 김영철의 2박3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의 면담 하루 만에 김정은과의 두 번째 만남을 공식화했다. 정상회담 장소도 “우리는 한 나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영철의 워싱턴DC 도착 직후에도 이례적인 침묵을 지키던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90분간의 면담에 대해 “거의 두 시간 동안 만났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철이 베이징 시간으로 17일 저녁 유나이티드항공을 타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을 비롯해 남북한 당국자 공히 극도의 신중함을 보였다. 한 외교 당국자는 “미·북, 한·미, 남북 채널 모두 매우 예민한 상태였다”고 했다. 김영철은 지난해 11월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뉴욕 회담을 돌연 취소한 전력이 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도 ‘폼페이오-김영철 40분 회담’ ‘트럼프-김영철 90분 면담’이 끝나고 나서야 짧은 논평을 냈다. 이번 워싱턴DC 담판이 그만큼 극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김정은 신년사 직후 ‘친서 외교’를 펼친 트럼프 대통령조차 김영철이 들고 온 ‘김정은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김정은 특사 자격으로 온 김영철이 어떤 제안을 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일 북한이 미국에 무엇인가 새로운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밝힐 계획임을 알렸다는 ‘팩트’에 근거한 추론이다. 김정은은 김영철을 워싱턴DC에 파견하기에 앞서, 지난 8일 베이징에서 북·중 4차 정상회담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핵 관리자’로 불리는 김영철이 영변 핵시설 국제 사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외에 ‘핵목록’ 제출 의사를 밝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대북 압박과 제재 유지”
김영철의 44시간 방미를 통해 북핵 협상의 ‘모멘텀’이 유지되긴 했지만 낙관은 이르다는 견해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말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아마도’란 수식어를 붙였다. 장소를 확정했다면서도 발표를 추후로 미뤘다. 이 같은 화법엔 일종의 압박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상회담에 올릴 의제 협상이 어긋나면 언제든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미국은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며 ‘선(先)비핵화-후(後)제재 완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백악관 회동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이 합의 내용에 대해 (대변인 언급 외에) 추가로 밝히지 않으면서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의 궁극적 목표(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시작된 남·북·미 실무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DC에서 합의한 큰 틀에 기초해 세부적인 ‘행동 대 행동’ 계획을 정하는 ‘진짜 협상’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워싱턴DC와 스톡홀름으로 북핵 협상이 이원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위급-실무회담을 워싱턴DC에서 단번에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나온다.
스톡홀름 3자 회담은 김영철 방미 확정 전부터 추진됐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미·북 핵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중립국 지위를 갖고 있는 스웨덴 정부와 협력해 새로운 대화 채널을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김영철 방미라는 급반전이 이뤄지면서 ‘워싱턴DC 담판→스톡홀름 실무협상’이란 틀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을 것이란 추론이다. 스웨덴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 중 한 곳으로 거론되던 국가다.
박동휘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donghuip@hankyung.com
급박했던 김영철의 2박3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의 면담 하루 만에 김정은과의 두 번째 만남을 공식화했다. 정상회담 장소도 “우리는 한 나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영철의 워싱턴DC 도착 직후에도 이례적인 침묵을 지키던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90분간의 면담에 대해 “거의 두 시간 동안 만났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철이 베이징 시간으로 17일 저녁 유나이티드항공을 타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을 비롯해 남북한 당국자 공히 극도의 신중함을 보였다. 한 외교 당국자는 “미·북, 한·미, 남북 채널 모두 매우 예민한 상태였다”고 했다. 김영철은 지난해 11월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뉴욕 회담을 돌연 취소한 전력이 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도 ‘폼페이오-김영철 40분 회담’ ‘트럼프-김영철 90분 면담’이 끝나고 나서야 짧은 논평을 냈다. 이번 워싱턴DC 담판이 그만큼 극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김정은 신년사 직후 ‘친서 외교’를 펼친 트럼프 대통령조차 김영철이 들고 온 ‘김정은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김정은 특사 자격으로 온 김영철이 어떤 제안을 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일 북한이 미국에 무엇인가 새로운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밝힐 계획임을 알렸다는 ‘팩트’에 근거한 추론이다. 김정은은 김영철을 워싱턴DC에 파견하기에 앞서, 지난 8일 베이징에서 북·중 4차 정상회담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핵 관리자’로 불리는 김영철이 영변 핵시설 국제 사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외에 ‘핵목록’ 제출 의사를 밝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대북 압박과 제재 유지”
김영철의 44시간 방미를 통해 북핵 협상의 ‘모멘텀’이 유지되긴 했지만 낙관은 이르다는 견해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말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아마도’란 수식어를 붙였다. 장소를 확정했다면서도 발표를 추후로 미뤘다. 이 같은 화법엔 일종의 압박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상회담에 올릴 의제 협상이 어긋나면 언제든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미국은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며 ‘선(先)비핵화-후(後)제재 완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백악관 회동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이 합의 내용에 대해 (대변인 언급 외에) 추가로 밝히지 않으면서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의 궁극적 목표(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시작된 남·북·미 실무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DC에서 합의한 큰 틀에 기초해 세부적인 ‘행동 대 행동’ 계획을 정하는 ‘진짜 협상’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워싱턴DC와 스톡홀름으로 북핵 협상이 이원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위급-실무회담을 워싱턴DC에서 단번에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나온다.
스톡홀름 3자 회담은 김영철 방미 확정 전부터 추진됐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미·북 핵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중립국 지위를 갖고 있는 스웨덴 정부와 협력해 새로운 대화 채널을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김영철 방미라는 급반전이 이뤄지면서 ‘워싱턴DC 담판→스톡홀름 실무협상’이란 틀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을 것이란 추론이다. 스웨덴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 중 한 곳으로 거론되던 국가다.
박동휘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