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흡연자 218명 복부CT 분석결과…"금연이 최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흔히 하루 중 흡연량을 줄이면 건강 위해성도 낮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담배를 조금만 피우는 사람도 혈관의 동맥경화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는 건 마찬가지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정진규·김종성)은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흡연자 218명(40∼80세)을 대상으로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을 찍어 흡연량에 따른 대동맥의 동맥경화(혈관 석회화) 위험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가 발간하는 영문 국제학술지 1월호에 발표됐다.
"금연 힘들어 덜 피운다?…'동맥경화 위험' 마찬가지"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동맥인데, 이 대동맥이 막히면 대동맥류가 발생한다.

가장 큰 원인은 혈관 석회화에 의한 동맥경화다.

대동맥류는 크기가 클수록 터질 위험이 커지는데, 혈관이 터지면 순식간에 대량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다고 해서 '뱃속의 시한폭탄'으로 비유된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의 평생 흡연 기간에 따른 혈관 석회화 위험도를 분석했다.

이 결과 담배를 20년 넘게 피운 사람은 대동맥의 석회화 위험도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보다 5.22배 높았다.

또 흡연 기간이 10년 이상∼20년 미만인 경우 1.95배, 10년 미만인 경우 1.81배로 각각 평가됐다.

평생 흡연량을 나타내는 '갑년'(1갑년은 하루 1갑씩 1년)으로 계산했을 땐 대동맥의 석회화 위험도가 20갑년 이상이면 5.28배, 10∼20갑년이면 4.54배로 각각 상승했다.

주목되는 건 하루 흡연량이 10개비 미만으로 아무리 적더라도 혈관의 동맥경화 위험도는 3.41배로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하루 10개비∼1갑의 3.74배, 1갑 이상의 6.11보다는 다소 낮지만, 고위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진규 교수는 "금연하기 어렵다고 해서 담배를 줄여 피우는 게 혈관 석회화(동맥경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며 "흡연의 위해성을 걱정한다면 담배를 줄이기보다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이라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