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전 '왕중왕전' 정상…박세리의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
'8년 무승' 깨뜨렸던 맏언니 지은희, 최근 15개월간 '3승'
유독 한국 선수들의 강세가 뚜렷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엔 매년 뛰어난 신예들이 가세한다.

2015년부터 최근 4년간 한국 선수가 신인왕을 휩쓸었고, 2011년부터 8명의 신인왕 중엔 6명이 한국 선수일 정도로 어린 선수들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2019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제패한 지은희(33)는 그런 가운데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선수다.

현재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그는 13년째 투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웨그먼스 LPGA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고, 2009년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며 '꽃길'만 걸을 것 같았으나 이후 승수를 추가하기까지 무려 8년이 걸렸다.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3천25일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마음고생을 씻었다.

기나긴 슬럼프를 빠져나와 물꼬를 튼 이후 그는 이번 대회까지 1년 3개월 사이엔 3승을 챙기며 30대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8년 무승' 깨뜨렸던 맏언니 지은희, 최근 15개월간 '3승'
지난해 3월 KIA 클래식에선 짜릿한 홀인원을 앞세워 5개월 만에 다시 우승이 나왔고, 10개월 만에 2019시즌 개막전인 이번 대회에서 1승을 더했다.

2008년부터 전 경기 출전권을 유지해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하는 지은희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 강한 바람 속에 상위권 선수들이 연이어 흔들릴 때도 안정감을 뽐내며 선두를 지켜냈다.

매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자 스윙을 교정하는 노력을 이어간 것도 선전의 밑바탕이 됐다.

2018시즌을 앞두고 스윙 교정을 통해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 거리를 늘린 그는 올해는 탄도나 스핀양을 늘리는 쪽에 중점을 두고 스윙을 교정하며 겨우내 준비했다.

아직 교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가운데 이뤄낸 이번 우승은 '선구자' 박세리(42)의 LPGA 투어 역대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달성한 박세리의 마지막 우승은 2010년 5월 벨 마이크로 클래식이었다.

당시 박세리는 32세 7개월 18일이었다.

지은희는 현재 32세 8개월로 그 기록을 넘어섰고, 이제 그가 우승을 추가할 때마다 이 기록은 경신된다.

지난해 LPGA 투어에서 9승을 합작하며 4년 연속 최다승 국가로 이름을 올린 한국은 올해도 첫 대회 '왕중왕전'부터 맏언니가 앞장서 우승을 신고하며 강세를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