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마곡동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코오롱그룹 시무식에서 안병덕 부회장이 신임 임원에게 올해 경영지침인 ‘리버스 2019’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코오롱 제공
지난 2일 서울 마곡동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코오롱그룹 시무식에서 안병덕 부회장이 신임 임원에게 올해 경영지침인 ‘리버스 2019’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코오롱 제공
코오롱그룹은 원앤온리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리버스(RE;BIRTH) 2019’를 올해 경영지침으로 선언했다. 다시 태어나는 각오로 성공을 거머쥐기 위해 힘차게 도약하자는 의미다.

위원회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변화를 위해 퇴임을 자처한 이웅열 회장이 내린 결단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며 “혁신의 ‘빅뱅(대폭발)’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완전히 바꾸고 강한 코오롱, 전진하는 코오롱을 일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직급·나이 넘어 소통…'혁신의 빅뱅' 원년 선포
위원회는 이 회장이 지난해 11월 깜짝 퇴임을 선언하면서 신설한 조직이다.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그룹의 정체성, 장기 경영 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 간 협력과 이해 관계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한다.

위원회는 변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함께 실천 방향도 제시했다. 개인, 사업부, 회사 모두의 성공 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해 소비자와 시장 환경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발 빠르게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보여주기식 전략이나 짜맞추기식 실행 계획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원대한 목표 아래 디테일하게 계획하고 발 빠르게 실행할 때 성공의 스토리를 함께 쌓아갈 것”이라며 “미래를 게을리 준비하거나 계획의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그 누구도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고강도 내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임직원들에게 보고체계, KPI(핵심성과지표) 등 기존 업무 시스템을 변화시키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임직원 각자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급과 나이를 불문하고 소통하는 코오롱만의 기업문화인 CFC(cross functional communication)도 지속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공자도 아낙네에게 구슬 꿰는 방법을 배운다’는 공자천주(孔子穿珠)의 자세로 아래로부터 배우는 ‘리버스 멘토링’을 정착시키고, 적극적으로 배우고 조언을 구하는 자세를 갖출 것을 강조했다.

코오롱그룹은 7년째 이어 온 ‘배지경영’도 이어간다. 올해 경영지침인 ‘리버스 2019’는 역기를 번쩍 들고 있는 아기인 슈퍼 베이비를 형상화한 배지와 미래의 성공을 위해 힘차게 내딛는 첫 발걸음을 상징하는 신발 모양의 배지를 제작해 배포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역기를 든 아기처럼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미지의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는 첫발을 내딛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연두보고 대신 각 사업부 본부장이 임직원에게 사업 계획과 방향을 설명하고, 경영에 임하는 각오 등을 ‘보고’하는 행사도 열었다. 지난 2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생명과학 등 3개 계열사 본부장이, 다음날에는 코오롱글로벌,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제약, 코오롱베니트 소속 본부장들이 차례로 임직원과 새해 계획을 공유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