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탈피해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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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역대 최대인 13종의 신차를 내놓기로 했다. 작년보다 1개 많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미국에선 팰리세이드와 텔룰라이드 등 대형 SUV를 선보이고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쏘울 신차를 내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ix25와 싼타페, K3, KX3 등 전략 차종을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고급 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라인업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 신형 G80과 첫 SUV인 GV80도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는 등 독자적 모빌리티(이동 수단) 서비스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로보택시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차를 부르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다.
하이브리드카(HEV)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현재 15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44개로 대폭 늘린다는 비전도 내놨다. 2025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167만 대를 팔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걸어 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처음 선보였다.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이용해 위험한 지형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