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각자 개인사정으로 그만둬…불화 이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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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경제신문의 '글로벌 무역전쟁 와중 통상본부 간부 줄사표'(1월19일 자) 기사를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 내용처럼 내부 불화 때문에 떠난 것이 아니다"라며 "통상 수장인 나에게 힘든 것 중 하나는 참여정부와 달리 인사권이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본부장은 "협상은 고된 일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며 "협상은 상대방이 있기에 우리 전략을 언론에 배포하는 것은 적을 돕는 길로, 성과는 폄하하고 부족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쉽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인력들은 그래서 힘들어 한다"며 "외교부와 산업부를 오가는 통상 조직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인력의 전문성을 키우는 근본적 처방과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 무역전쟁 와중 통상본부 간부 줄사표' 기사를 통해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이 최근 사의를 밝히면서 산업부 내부 동요가 크다고 보도했다. 최근 김창규 신통상전략실장도 사표를 냈고, 지난해 말 김선민 무역투자실장도 산업부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전문이다.
글로벌 통상전쟁이 치열한 중에 한경신문에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고, 주말에도 일하는 실무자들을 힘들게 하는 기사가 나온 것에 대해 통상 수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FTA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치열한 토론과 전략이 없으면 실패한다. 특히 한미 FTA 개정협상은 그러했다. 당초 1주 예상했던 미국에서의 협상이 4주로 크게 늘어났다. 밤을 새는 날도 점점 늘어났다. 모두 피곤해지고 불만도 쌓이고 일부 직원들은 한국으로 귀국한 뒤 다시 와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반대했다. 협상의 모멘텀을 잃어버리면 최종 타결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리더는 욕을 먹더라도 국익을 챙겨야 한다. 일부 희생이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책임은 내가 진다. 그렇게 엄청난 고통과 땀이 이루어낸 결과가 한미 FTA 개정협상이다.
미중 무역협상 동향이 매일 전 세계 신문을 장식한다. 소위 G2로 불리는 중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모습을 보라. 미국의 우방국인 EU, 일본도 미국과 협상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작년 3월의 힘들었던 고생이 없었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다행히 한국은 한미 FTA 개정협상 타결로 세계적인 무역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 나와 있고, 또 다른 전쟁을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통상에서는 인력이 정말 중요하다. 사람이 제일 소중한 자산이다. 아무도 소중한 인재를 잃고 싶지 않을 것이다.
김선민 실장은 작년 10월 무역국장에서 무역투자실장으로 승진했다. 승진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선 굵고 업무추진력이 있는 김 실장을 나는 적극 추천했다. 최초 수출 6000억불을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 본적(순천)과 그의 고향(고흥)이 가까워서는 절대 아니었고, 그 전에는 잘 알지도 못한 인연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2개월 후 공직을 떠났다. 산업부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사권이 나에게 있지 않다. 그에게 국가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김창규 실장은 내가 노력해서 신설한 신통상질서실의 초대 실장이다. 행시 31회인 김 실장은 장관, 차관보다 행시 기수가 위다. 공직사회는 후배를 위한 용퇴문화가 있다. 새로운 통상전쟁을 위해서 선수 교체가 때로는 필요하다. 김 실장은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유명희 실장은 브렉시트와 자동차 232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주말인 오늘도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토론하고 있다. 진정한 통상 전문가이고, 한국의 통상이 그에게 있다. 민간에서도 기여하고 경험을 더 쌓고 싶다며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얼마 전 나에게 전해왔다. 통상 수장인 나는 그를 붙잡고 싶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을 내가 바꾸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의 전문성은 계속 국가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사 내용처럼 내부 불화 때문에 떠난 것이 아니다. 통상 수장인 나에게 힘든 것 중에 하나는 참여정부와 달리 인사권이 없다는 것이다. 좋은 사무관 한 명 데리고 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국장과 1급 실장 인사권은 오죽하겠는가.
협상은 고된 일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협상은 상대방이 있기에 우리 전략을 언론에 배포하는 것은 적을 돕는 길이다. 성과는 폄하하고, 부족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쉽다. 통상 인력들은 그래서 힘들어 한다. 외교부와 산업부를 오가는 통상 조직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인력의 전문성을 키우는 근본적 처방과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하면서, 미국과 협상보다 국내 협상이 더 힘들다는 것을 당시 외교부의 이방인이었던 나는 깨달았다.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또 다시 일을 하라고 요청받았을 때, 나는 국가를 위해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개방을 통해 성장한 대한민국을 믿는다. 본부장으로 부임했을 때, 12척 밖에 없었던 통상 조직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통상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한국의 통상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핵심 업무 공백은 없다.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한민국 통상교섭본부는 오늘도 일하러 간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 내용처럼 내부 불화 때문에 떠난 것이 아니다"라며 "통상 수장인 나에게 힘든 것 중 하나는 참여정부와 달리 인사권이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본부장은 "협상은 고된 일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며 "협상은 상대방이 있기에 우리 전략을 언론에 배포하는 것은 적을 돕는 길로, 성과는 폄하하고 부족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쉽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인력들은 그래서 힘들어 한다"며 "외교부와 산업부를 오가는 통상 조직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인력의 전문성을 키우는 근본적 처방과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 무역전쟁 와중 통상본부 간부 줄사표' 기사를 통해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이 최근 사의를 밝히면서 산업부 내부 동요가 크다고 보도했다. 최근 김창규 신통상전략실장도 사표를 냈고, 지난해 말 김선민 무역투자실장도 산업부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전문이다.
글로벌 통상전쟁이 치열한 중에 한경신문에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고, 주말에도 일하는 실무자들을 힘들게 하는 기사가 나온 것에 대해 통상 수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FTA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치열한 토론과 전략이 없으면 실패한다. 특히 한미 FTA 개정협상은 그러했다. 당초 1주 예상했던 미국에서의 협상이 4주로 크게 늘어났다. 밤을 새는 날도 점점 늘어났다. 모두 피곤해지고 불만도 쌓이고 일부 직원들은 한국으로 귀국한 뒤 다시 와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반대했다. 협상의 모멘텀을 잃어버리면 최종 타결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리더는 욕을 먹더라도 국익을 챙겨야 한다. 일부 희생이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책임은 내가 진다. 그렇게 엄청난 고통과 땀이 이루어낸 결과가 한미 FTA 개정협상이다.
미중 무역협상 동향이 매일 전 세계 신문을 장식한다. 소위 G2로 불리는 중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모습을 보라. 미국의 우방국인 EU, 일본도 미국과 협상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작년 3월의 힘들었던 고생이 없었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다행히 한국은 한미 FTA 개정협상 타결로 세계적인 무역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 나와 있고, 또 다른 전쟁을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통상에서는 인력이 정말 중요하다. 사람이 제일 소중한 자산이다. 아무도 소중한 인재를 잃고 싶지 않을 것이다.
김선민 실장은 작년 10월 무역국장에서 무역투자실장으로 승진했다. 승진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선 굵고 업무추진력이 있는 김 실장을 나는 적극 추천했다. 최초 수출 6000억불을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 본적(순천)과 그의 고향(고흥)이 가까워서는 절대 아니었고, 그 전에는 잘 알지도 못한 인연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2개월 후 공직을 떠났다. 산업부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사권이 나에게 있지 않다. 그에게 국가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김창규 실장은 내가 노력해서 신설한 신통상질서실의 초대 실장이다. 행시 31회인 김 실장은 장관, 차관보다 행시 기수가 위다. 공직사회는 후배를 위한 용퇴문화가 있다. 새로운 통상전쟁을 위해서 선수 교체가 때로는 필요하다. 김 실장은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유명희 실장은 브렉시트와 자동차 232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주말인 오늘도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토론하고 있다. 진정한 통상 전문가이고, 한국의 통상이 그에게 있다. 민간에서도 기여하고 경험을 더 쌓고 싶다며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얼마 전 나에게 전해왔다. 통상 수장인 나는 그를 붙잡고 싶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을 내가 바꾸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의 전문성은 계속 국가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사 내용처럼 내부 불화 때문에 떠난 것이 아니다. 통상 수장인 나에게 힘든 것 중에 하나는 참여정부와 달리 인사권이 없다는 것이다. 좋은 사무관 한 명 데리고 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국장과 1급 실장 인사권은 오죽하겠는가.
협상은 고된 일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협상은 상대방이 있기에 우리 전략을 언론에 배포하는 것은 적을 돕는 길이다. 성과는 폄하하고, 부족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쉽다. 통상 인력들은 그래서 힘들어 한다. 외교부와 산업부를 오가는 통상 조직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인력의 전문성을 키우는 근본적 처방과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하면서, 미국과 협상보다 국내 협상이 더 힘들다는 것을 당시 외교부의 이방인이었던 나는 깨달았다.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또 다시 일을 하라고 요청받았을 때, 나는 국가를 위해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개방을 통해 성장한 대한민국을 믿는다. 본부장으로 부임했을 때, 12척 밖에 없었던 통상 조직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통상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한국의 통상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핵심 업무 공백은 없다.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한민국 통상교섭본부는 오늘도 일하러 간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