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충돌 후 탑승자 자세 고려해 작동 기준 낮추고 시점 조정

현대·기아자동차는 복합적인 차량 충돌 상황에서 2차 충돌까지 대비해 탑승자 안전도를 높이는 새로운 에어백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개발한 신규 에어백 시스템은 1차 충돌에 이어 다른 자동차나 시설물과 연달아 충돌하는 '복합충돌' 상황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복합충돌 사고가 일어나면 1차 충돌에 따른 충격으로 탑승자의 자세가 비정상적으로 바뀌어 다칠 확률이 높아지므로 후속 충돌 때 충격 강도가 약하더라도 에어백을 작동할 필요성이 생긴다.

그러나 기존의 에어백 시스템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1차 충돌과 같은 수준의 충격 강도에 다시 도달할 때에만 에어백을 작동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현대기아차, 2차 충돌 대비하는 에어백 세계 최초 개발
현대·기아차의 복합충돌 에어백 시스템은 1차 충돌에서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만큼 충격이 약했더라도 탑승자의 불안정한 자세와 속도 등 여러 조건을 정밀하게 계산해 이후의 충돌에서 기준 충격 강도를 낮추거나 작동 시점을 조절, 에어백이 더 쉽고 빠르게 작동하도록 개선됐다.

미국의 자동차 샘플링 시스템(NASS)과 충돌 내구성 데이터 시스템(CDS) 통계를 보면, 2000∼2012년 북미에서 발생한 5만6천여건의 교통사고 중 복합충돌은 30%를 차지할 만큼 자주 발생한다.

복합충돌 사고의 구체적인 사례는 ▲ 국도 중앙선 침범 충돌(30.8%) ▲ 고속도로 톨게이트 급정거 충돌(13.5%) ▲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충돌(8.0%) ▲ 도로가 가로수 및 전신주 쓸림 충돌(4.0%) 등으로 조사됐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네 가지 상황에서의 차량 움직임과 승객 자세 등을 수많은 해석 시뮬레이션과 충돌 시험을 통해 정형화한 뒤 이를 복합충돌 에어백 시스템에 적용했다.

회사 측은 향후 출시할 신차들의 제원에 최적화한 복합충돌 에어백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해 차례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복합충돌 관련 에어백 시스템 개선으로 차량 안전기술이 한 단계 진보했다"며 "실제 사고에서 소중한 목숨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2차 충돌 대비하는 에어백 세계 최초 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