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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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적극적 재정 정책을 통한 부양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6%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 철도투자를 사상 최고액인 8500억 위안(약 140조5500억원) 규모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자동차에 판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농촌 지역의 가전제품 구입을 지원하는 등 내수진작책도 도입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향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중국 정부는 내수진작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철도사업 주관부서인 중국철로총공사 고위 간부는 최근 '올해 철도 투자액이 8500억 위안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올해 철도투자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철도투자액은 연초 계획했던 7320억 위안보다 10% 정도 늘어난 8028억 위안이었다. 올해는 작년 실적보다 6% 정도 더 늘어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2008년 가을 리먼 사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철도투자를 확대했다. 2010년 투자액은 8426억 위안에 달했으나 2011년 저장(浙江)성에서 고속철도충돌, 탈선사고가 발생하자 고속철도 투자를 줄여 2014년부터 8000억 위안대 전반을 유지해왔다.

중국철로총공사가 최근 마련한 연간철도건설계획에 따르면 신규 건설은 전년 대비 45% 늘어난 6800㎞다. 고속철도는 20% 줄어든 3200㎞로 억제하지만, 산간지역 통과 터널이 많은 충칭(重慶)~윈난(雲南)성 쿤밍(昆明) 노선 건설을 시작해 투자액이 크게 늘었다.

후난(湖南)성과 장시(江西)성을 연결하는 노선과 쓰촨(四川)성과 충칭시를 잇는 노선도 건설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베이징 인근 신도시인 허베이성 '슝안신구(雄安新區)'와 후난(湖南)성 상추(商丘) 노선도 착공한다. 쓰촨성과 티베트자치구 연결 노선도 착공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생각대로 철도투자가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철도 경영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작년 1~9월 운임수입은 9% 증가한 5700억 위안에 그쳐 최종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철로총공사의 부채 총액은 5조 위안이 넘어 올해 투자를 더 확대하면 재무개선이 미뤄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소비진작을 겨냥한 부양책도 검토되고 있다. 닝지저(寧吉喆)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겸 국가통계국장은 국영TV 인터뷰에서 자동차와 가전 분야의 소비 진작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할 생각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자동차는 2009~2017년 소형차 취득세 감세와 농촌 지역 구입 보조금 지급 제도를 도입했지만, 작년에 보조금을 없애는 바람에 28년만에 신차 판매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농촌지역에서의 판매 촉진 보조금 규모가 3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 분야의 경우 2009~2013년 시행했던 에너지저효율 제품 교체 보조금과 농촌지역 판매 보조금과 같은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엔 모두 200억 위안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내수진작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등 자산가격앙등이 주도해온 '실력 이상의 소비'가 전환점을 맞으면서 개인소비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1월의 소매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8.1%로 15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