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의 ‘인가심사 설명회’(23일)를 앞두고 유력 참가후보로 거론됐던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가 불참을 선언했다. 최대 포털기업인 네이버도 포기했고,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등 게임업체들은 매출 부진과 매각 등으로 멀어진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점포가 없는 키움증권만 적극적일 뿐, 신한·KEB하나·농협 등 은행들도 소극적인 분위기다.

정부 기대와 달리 현재로선 ‘흥행 부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가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를 완화하고, 연내 두 곳을 신규 인가하겠다던 방침이 무색하게 됐다. 경쟁이 치열했던 2015년 첫 인가 때와 정반대 기류인 것은 인터넷은행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환경이 변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3~4년간 핀테크,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간편결제(페이)처럼 굳이 인터넷은행의 매개 없이도 ICT(정보통신기술)와 금융을 연결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졌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터를 잡은 한정된 시장에, 후발주자로서 조(兆)단위 자본을 쏟아부어 가며 안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책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게 마련인데, 정부가 ‘무늬만 규제개혁, 늑장 규제완화’로 인터넷은행의 매력을 저하시킨 꼴이다. 신규 진입수요가 불붙었을 때 논란만 거듭하느라 시간을 허송한 대가다. 정부가 정녕 육성의지가 있다면 규제완화 시늉만 할 게 아니라 신속·과감하게 풀어주고 책임경영으로 경쟁하게끔 하는 게 정도(正道)다. 자고나면 헌 기술이 되는 다른 신(新)산업들도 다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