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LPGA 韓 최고령 우승…"맏언니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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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다이아몬드챔피언스 2타 차로 이미림 제치고 우승
박세리 기록 9년 만에 갈아치워
2017년 8년 만에 우승 일군 뒤 16개월간 3승 '제2의 전성기'
12년째 시드 잃지 않은 꾸준함…스윙·퍼팅 등 쉼없는 변화 시도
"서른 살까지만 뛰려 했는데 US오픈 우승 때보다 나아져"
박세리 기록 9년 만에 갈아치워
2017년 8년 만에 우승 일군 뒤 16개월간 3승 '제2의 전성기'
12년째 시드 잃지 않은 꾸준함…스윙·퍼팅 등 쉼없는 변화 시도
"서른 살까지만 뛰려 했는데 US오픈 우승 때보다 나아져"
“서른 살까지만 뛰는 게 목표였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지은희(한화큐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을 제패했다. 만 32세8개월7일, 한국 선수 ‘LPGA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LPGA 통산 25승의 박세리(42)가 보유하고 있었다. 박세리는 2010년 5월 당시 32세7개월18일에 벨마이크로클래식 우승컵을 차지했다.
왕중왕전 초대 챔피언 오른 베테랑
지은희는 21일(한국시간) 끝난 LPGA투어 다이아몬드리조트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최종라운드를 1언더파 70타로 마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65·69·66·70)를 기록한 지은희는 2위 이미림(29)을 2타 차로 제치고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8만달러(약 2억원).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GC(파71·6645야드)가 ‘베테랑’의 우승 무대다.
‘제2의 전성기’라 할 만큼 활약이 두드러졌다. 2017년 10월 스윙잉스커츠타이완챔피언십에서 8년여 만에 통산 3승째를 신고해 오랜 우승 가뭄을 끝냈다. 그러고는 지난해 3월 KIA클래식을 제패했고, 이후 10개월 만에 2019년 개막전에서 다시 1승을 보탰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지난 두 시즌 동안 LPGA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만 참가할 수 있어 ‘왕중왕전’으로 불린다. 지은희가 왕중왕전의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지은희는 “지금도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자체가 즐겁다”며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때보다 기술과 정신력 모두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일 지은희와 챔피언조에서 우승 다툼을 벌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강풍과 추위까지 덮친 이날 6오버파를 치는 부진 끝에 8위(7언더파)로 내려앉았다.
“10년 전보다 지금 더 큰 자신감”
지은희는 꾸준함이 강점이다. 2008년부터 12년째 시드를 잃지 않고 20대 후배들과 팽팽하게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 늘 더 좋은 스윙을 위해 변화와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2년여 동안 스윙과 퍼팅에 변화를 줬다. 다운스윙에서 클럽 헤드가 등 뒤로 처져 내려오는 문제를 꾸준히 고쳤다. 클럽 헤드의 궤도를 좀 더 앞쪽으로 바꾼 것이다. 퍼팅 셋업도 교정 중이다. 김상균 한화큐셀 골프단 감독은 “이전엔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 퍼터 헤드가 다니는 길이 ‘아웃 투 아웃(out-to-out)’으로 그려졌는데 이를 ‘인 투 인(in-to-in)’으로 교정해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도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
교정 과정은 썼지만 열매는 달콤했다. 지은희는 “스윙을 바꾸면서 불안했고 성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스윙이 편해졌다. 페이드샷, 드로샷을 모두 구사할 수 있고 탄도와 스핀양도 컨트롤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고통스러운 스윙 교정이 우승으로 빛을 보자 자신감-우승-자신감의 선순환에 속도가 붙었다. 그는 “2017년 대만에서 우승한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부터 우승, 준우승을 가져가며 올 시즌에도 ‘K골프’ 강세를 기대하게 했다. 한국 선수의 시즌 개막전 우승은 2016년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을 제패한 김효주(24) 이후 3년여 만이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흥행을 위해 프로암 방식을 채택한 LPGA투어의 야심작이다. 미국 컨트리 가수, 전직 프로야구 선수 등 아마추어 남자 골퍼 49명과 2017·2018시즌 LPGA투어 챔피언 26명을 3인 1조로 묶어 같은 티잉 그라운드를 쓰게 했다. 아마추어 중에는 2015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 출신 존 스몰츠(52)가 우승해 상금 10만달러를 챙겼다. 스몰츠는 핸디캡 +1.5(평균 1.5언더파를 친다는 뜻)로, 지난해 6월 US시니어오픈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고수다. 그는 “골프는 내 세컨드 스포츠”라며 “프로 투어에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은희는
▷1986년 5월13일생/163㎝, 한화큐셀 골프단
▷2005년 KLPGA 데뷔, 2007년 KLPGA 2승
▷2008년 LPGA 웨그먼스 우승
▷2009년 LPGA US여자오픈 우승
▷2017년 LPGA 스윙잉스커츠타이완 우승
▷2018년 LPGA KIA클래식 우승
▷2019년 LPGA 다이아몬드리조트 우승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지은희(한화큐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을 제패했다. 만 32세8개월7일, 한국 선수 ‘LPGA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LPGA 통산 25승의 박세리(42)가 보유하고 있었다. 박세리는 2010년 5월 당시 32세7개월18일에 벨마이크로클래식 우승컵을 차지했다.
왕중왕전 초대 챔피언 오른 베테랑
지은희는 21일(한국시간) 끝난 LPGA투어 다이아몬드리조트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최종라운드를 1언더파 70타로 마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65·69·66·70)를 기록한 지은희는 2위 이미림(29)을 2타 차로 제치고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8만달러(약 2억원).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GC(파71·6645야드)가 ‘베테랑’의 우승 무대다.
‘제2의 전성기’라 할 만큼 활약이 두드러졌다. 2017년 10월 스윙잉스커츠타이완챔피언십에서 8년여 만에 통산 3승째를 신고해 오랜 우승 가뭄을 끝냈다. 그러고는 지난해 3월 KIA클래식을 제패했고, 이후 10개월 만에 2019년 개막전에서 다시 1승을 보탰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지난 두 시즌 동안 LPGA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만 참가할 수 있어 ‘왕중왕전’으로 불린다. 지은희가 왕중왕전의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지은희는 “지금도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자체가 즐겁다”며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때보다 기술과 정신력 모두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일 지은희와 챔피언조에서 우승 다툼을 벌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강풍과 추위까지 덮친 이날 6오버파를 치는 부진 끝에 8위(7언더파)로 내려앉았다.
“10년 전보다 지금 더 큰 자신감”
지은희는 꾸준함이 강점이다. 2008년부터 12년째 시드를 잃지 않고 20대 후배들과 팽팽하게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 늘 더 좋은 스윙을 위해 변화와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2년여 동안 스윙과 퍼팅에 변화를 줬다. 다운스윙에서 클럽 헤드가 등 뒤로 처져 내려오는 문제를 꾸준히 고쳤다. 클럽 헤드의 궤도를 좀 더 앞쪽으로 바꾼 것이다. 퍼팅 셋업도 교정 중이다. 김상균 한화큐셀 골프단 감독은 “이전엔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 퍼터 헤드가 다니는 길이 ‘아웃 투 아웃(out-to-out)’으로 그려졌는데 이를 ‘인 투 인(in-to-in)’으로 교정해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도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
교정 과정은 썼지만 열매는 달콤했다. 지은희는 “스윙을 바꾸면서 불안했고 성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스윙이 편해졌다. 페이드샷, 드로샷을 모두 구사할 수 있고 탄도와 스핀양도 컨트롤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고통스러운 스윙 교정이 우승으로 빛을 보자 자신감-우승-자신감의 선순환에 속도가 붙었다. 그는 “2017년 대만에서 우승한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부터 우승, 준우승을 가져가며 올 시즌에도 ‘K골프’ 강세를 기대하게 했다. 한국 선수의 시즌 개막전 우승은 2016년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을 제패한 김효주(24) 이후 3년여 만이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흥행을 위해 프로암 방식을 채택한 LPGA투어의 야심작이다. 미국 컨트리 가수, 전직 프로야구 선수 등 아마추어 남자 골퍼 49명과 2017·2018시즌 LPGA투어 챔피언 26명을 3인 1조로 묶어 같은 티잉 그라운드를 쓰게 했다. 아마추어 중에는 2015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 출신 존 스몰츠(52)가 우승해 상금 10만달러를 챙겼다. 스몰츠는 핸디캡 +1.5(평균 1.5언더파를 친다는 뜻)로, 지난해 6월 US시니어오픈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고수다. 그는 “골프는 내 세컨드 스포츠”라며 “프로 투어에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은희는
▷1986년 5월13일생/163㎝, 한화큐셀 골프단
▷2005년 KLPGA 데뷔, 2007년 KLPGA 2승
▷2008년 LPGA 웨그먼스 우승
▷2009년 LPGA US여자오픈 우승
▷2017년 LPGA 스윙잉스커츠타이완 우승
▷2018년 LPGA KIA클래식 우승
▷2019년 LPGA 다이아몬드리조트 우승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