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1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하면서 100명의 권역별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자체 선거제도 개편안을 확정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253석인 지역구 의석수를 53석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47석에서 53석 늘리는 것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비중을 2 대 1로 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했다”며 “비례대표를 100명으로 확대하면 사회적 다양성을 더욱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비례대표를 전국 단위에서 선출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경북·전남 등 권역별로 나눠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했다. 현행 선거제도에선 의원들이 자기 지역에서 의정 활동에만 몰두하게 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역구 의석수를 대폭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선거제는 다선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없어져 정치 인생이 중단되면 결사 반발할 가능성도 있지만, 권역별 비례대표로 출마할 길이 열리면 크게 저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당 득표율과 의석 배분을 연동하는 방식과 관련해선 준연동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대구·경북 등 험지에 출마해 낙선한 후보를 득표율 순으로 비례대표로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선거제도 개편안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의원 정수 확대를 요구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은 의원 정수 확대를 확고히 반대하고 있다”며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 정도가 아니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