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성 공주지점 부장 "고객과의 약속은 임무…車 아닌 신뢰 팔았죠"
“자동차가 아니라 신뢰를 판다는 마음으로 일한 게 비결인 것 같습니다.”

22일 현대자동차에서 10년 연속 판매왕에 선정된 임희성 충남 공주지점 부장(45·사진)의 말이다. 그는 “매일 차를 팔고 있지만, 고객은 5~10년에 한 번 차를 산다”며 “그런 고객의 마음을 헤아린 게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지난해 자동차 416대를 팔아 판매왕에 올랐다. 하루 한 대 이상 차를 판 셈이다. 현대차에서 10년 연속 판매왕에 오른 영업맨은 그가 처음이다. 2001년 7월 입사한 임 부장이 작년까지 판 차는 5508대에 달한다. 그는 “귀국 일정에 맞춰 차가 필요했던 해외 체류 고객이 모든 과정을 일임해 차량을 인천공항에서 인도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차를 두 대째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서 차량을 전달한 적도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난해는 판매왕에 10년째 도전하는 해여서 각별했다”며 “좋은 결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직도 한 달에 두세 번 1만 장 넘는 전단을 돌리는 이유다. “발품 파는 현장에서 멀어지면 감을 잃는다”는 게 임 부장의 지론 중 하나다.

소비자와의 ‘약속’을 ‘임무’로 여기는 그의 원칙도 판매왕에 오른 비결 중 하나다. 그는 “영업의 생명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며 “밤이든 낮이든 어디라도 달려가 임무를 완수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했다. 공주가 작은 도시라는 것을 고려해 1t 트럭과 쏘나타 아반떼 등 중형 이하 승용차 판매에 집중한 영업전략도 한몫했다.

임 부장은 “남들과 차별화하고 자신을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때 양복 등 부분에 ‘현대자동차 임희성’이라는 자수를 새겨 입고 다닐 정도로 튀었다. 지금까지 나비넥타이를 고집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남들보다 한두 시간 먼저 출근하는 것은 기본이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365일 24시간 영업 대기 상태다. 하루에 100통 넘는 전화를 걸고 받는다. 휴대폰도 두 개를 쓴다. 그중 한 번호의 끝자리는 8000이다. 그가 팔고 싶은 자동차 판매 목표 대수다.

전화 인터뷰가 끝날 때쯤 수화기 너머로 벨이 울렸다. 그는 다급하게 기자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고객한테 연락이 와서 끊어야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