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개월 만에 또다시 하향조정했다.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여러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5%로 당초 3.7%보다 낮게 제시했다. 앞서 IMF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3.9%(지난해 7월)에서 3.7%(지난해 10월)로 한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2020년 성장 전망치도 3.6%로 내렸다

IMF는 "미·중 무역갈등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속에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약화했다"며 "영국이 아무런 완충장치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치) 장기화, 동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의 위협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1.6%로 0.3%p 하향 조정했다. 국가별로는 독일·이탈리아·멕시코 등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내려 잡았다. 이 중 독일 성장률이 1.3%로 기존보다 0.6%p 낮은 수치다. 프랑스도 노란조끼 시위 여파로 하락했다. 영국의 경우 내년 성장률을 1.5%로 전망했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이라는 위험이 남아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2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전망치는 유지했다. 미국의 올해 전망치는 2.5%, 내년은 1.5%로 예측했다.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는 유지했다. 3%에 육박한 지난해(2.9%)보다는 둔화하겠지만, 2%대 중반에서 비교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중국은 2019~2020년 모두 6.2%로 전망했다.

신흥 개도국의 성장전망도 4.7%에서 4.5%로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러시아의 성장 전망치는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일본의 성장률은 0.9%에서 1.1%로 올려잡았다. 일본의 2020년 성장률 전망치도 0.3%에서 0.5%로 상향조정됐다. IMF는 일본의 재정지출 계획을 반영해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2년간 탄탄했던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고 위험은 커지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험들이 상당히 커졌으며, 과도한 정부 부채를 줄여 경기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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