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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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7%에 그쳐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7년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반짝 3%대(3.1%)를 기록했으나 재차 2%대로 되돌아간 것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정부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1.0%(전 분기 대비) 성장해 금융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겪은 2012년(2.3%) 이후 6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한은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연간 전망치(2.7%)에는 부합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2.7%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만큼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경제 성장을 이끈 반도체 수출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한국 경제는 2%대 성장에 그쳤다. 건설과 설비 투자가 감소로 전환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냈고, 정부소비가 증가했다.

지난해 부문별로는 정부 소비가 5.6% 증가해 2007년(6.1%)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2.8%)은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투자(-4.0%)는 외환위기 여파를 입은 1998년(-13.3%) 이후 가장 낮아 2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설비투자(-1.7%)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7.7%) 이후 가장 낮았다. 지식재생산물투자(2.0%)도 3년 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수출은 4.0% 늘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1.5% 증가했다.

제조업(3.6%)은 2016년(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건설업(-4.2%)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서비스업은 2.8% 증가해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경제활동별로 건설업은 감소로 전환했으나 제조업이 증가세를 유지했고 서비스업은 증가세가 확대됐다"며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1% 성장했지만 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 GDP 성장률을 하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1.0%(직전 분기 대비)를 기록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해 1분기(1.0%) 이후 3분기 만에 최고치다. 또한 이는 전년 동기보다 3.1% 성장한 수치로 2017년3분기(3.8%)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수출이 2.2%(전기 대비) 감소해 부진한 상황에서 3분기 성장을 이끈 것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정부 소비였다. 정부소비는 3.1%를 기록해 2010년 1분기(3.4%) 이후 3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 및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설비투자(3.8%)는 2017년 2분기(4.3%) 이후 6분기 만에 최고 수준을 거둬 성장률을 방어했다. 기계류가 줄었으나 운송장비가 늘어난 덕이다. 건설투자(1.2%)는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늘었다. 민간소비는 의료,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1.0%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입은 원유, 석탄 및 석유제품이 늘어 0.6% 증가했다.

박 국장은 "내수 부문 성장이 (4분기 GDP 증가를) 주도했고,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로 돌아섰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이 악화돼 지난해 4분기 실질 GDI는 0.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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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