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CJ제일제당이 호멜사와 제휴, 87년 첫 생산
'따뜻한 밥에 스팸 한조각' 광고 문구로 점유율 1위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저소득층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중요 단백질 공급원 성격이었다. 햄과 다진 돼지고기를 섞어 캔에 담아 유통됐다.
스팸은 저렴한 값과 풍부한 단백질 덕에 전투식량으로도 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전투지마다 스팸을 들고간 덕에 대부분의 대륙에 스팸이 전파됐다. 유럽은 물론 태평양의 작은 섬까지 스팸은 조리와 보관이 쉬운 음식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에는 1950년 들어왔다. 한국전쟁 이후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조차 구하기 힘들었을 때 스팸은 유일한 고기 반찬이었다. 이 때문에 군부대를 통해 구할 수 있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층 음식이었다.
스팸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미군 부대의 쓰레기통을 뒤져 남은 스팸이나 소시지, 햄버거 패티, 베이컨 등을 모아 식당에 파는 일도 있을 만큼 귀했다.
CJ제일제당은 1986년 미국 호멜 사와 기술제휴를 맺었고 1987년 지금의 '스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캔햄 브랜드 1위 스팸이 출시 32년 만에 누적 매출 4조를 넘었다고 22일 밝혔다. 누적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약 12억개(200g 기준)로, 이는 국민 한 명당 24개의 스팸을 먹은 셈이다.
올해도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연매출 4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팸은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광고 카피를 앞세워 식탁의 대표 반찬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이후 명절 기간 인기 선물세트로도 활약하며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CJ제일제당은 '스팸'의 인기비결을 지속적인 맛·품질 개선과 철저한 품질 관리로 꼽고 있다.
과거 캔햄은 '구하기 어려운 고기를 대체하는 제품'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고의 원료 선정과 위생 관리 등을 통해 프리미엄 캔햄으로 이미지를 굳혔다는 설명이다.
민정현 CJ제일제당 캔푸드 팀장은 "최고의 원료 선정과 위생 관리, 한국인 입맛에 맞게 짠 맛을 줄이는 등 엄격한 관리가 인기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식탁을 책임지는 밥 반찬과 명절 선물세트 등으로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품질 위생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