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출 부진 소식에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오전 9시 14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700원(1.04%) 오른 6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틀 연속 오르는 강세다.

지난 20일까지의 잠정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일까지의 열흘치 통계인 27.3% 하락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속도로 하락할 경우 1월 수출의 전년비 증감율은 2009년 3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기록했던 38.4% 하락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전월비 감소폭은 2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역시 2008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 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잠정 수치이긴 하나 반도체 장비 수입금액도 전년비 62.5% 줄어든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반도체 고객들의 재고조정 심화로 주문 감소가 일어나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장비 입고를 최소화하고 지켜보면서 투자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모리 산업의 치킨게임(극단적 가격경쟁)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왕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이미 과점시장이 형성됐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공급자 간 치킨게임은 없고 고객사와 협상만 남았을 뿐"이라며 "삼성전자 잠정실적에서 알 수 있듯 이미 공급자들은 출하량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판단했다.

공급자가 제한적인 상항에서 고객사와의 협상은 시간이 갈수록 '윈-윈'에 가까워 질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