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달러 돌파 후 12년 만에 3만달러 돌파
한은 "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 1000달러 넘은 듯"
한국은행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천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22일 밝혔다.

한은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발표 후 설명회에서 "속보치 기준 실질 경제성장률과 환율을 감안하면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1천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2017년 1인당 GNI는 2만9천745달러였다.

지난해 실질 경제성장률(속보치)은 2.7%이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130원에서 1,101원으로 내리는 등 원화가 강세였다.

다만 아직 명목 GDP가 발표되지 않았고 현재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 작업을 하고 있어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박 국장은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2006년(2만795달러)에 2만달러를 넘은 지 12년 만에 새로운 레벨에 올라서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느라 다소 시간이 걸렸다.

1인당 GNI 2만 달러, 인구 2천만 명 이상 국가들을 의미하는 '20-20클럽'은 평균 10.1년이 소요됐다.

우리나라는 앞서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넘어갈 때도 12년(1994년∼2006년)이 걸렸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진입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여겨진다.

사회복지와 환경 등에 신경을 쓸 여력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경제 여건을 보면 마냥 축포를 터뜨릴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경제 활력이 강해지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경제성장률은 도로 2%대로 내려가며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나마도 수출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낙수효과가 약해지면서 체감 경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숫자보다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여건도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국 성장세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사례를 보면서 경제 성장세 후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온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소득은 2017년 기준 31위다.

인구 2천만명이 넘는 국가만 따져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에 이어 9위였다.

스페인은 3만달러를 넘었다가 재정위기를 겪으며 한국 다음 순위로 내려갔다.

한국 바로 위에 있는 이탈리아도 그 이후로 국민소득이 계속 하락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