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사진 오른쪽)·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사진 오른쪽)·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 사진=연합뉴스
미·북은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한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첫 실무협상을 마무리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2박 3일간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두문불출한 채 ‘합숙 담판’을 했다. 비건 대표와 최선희가 만난 것은 작년 8월 비건 대표가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협상에는 이례적으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도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환영 만찬이 시작된 19일 오후 6시께부터 사흘째 일정이 종료된 21일 오전 10시께까지 총 40시간 동안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채 협상을 진행했다. 잠잘 때 빼고는 대부분 시간을 함께하며 밀도 있는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는 서로 다른 건물에 있었지만 식사는 모두 함께 했다. 19일 만찬부터 20일 아침·점심·저녁에 이어 21일 아침까지 다섯 끼니를 연달아 같이 한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남북미 대표가 3일간 삼시 세끼를 같이 했다”면서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논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2차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은 한국측이 참여한 만큼 미북은 물론이고 한미·남북 등 다양한 양자 회동과 함께 남·북·미 3자 회동의 형태로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 본부장이 미·북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간 비핵화 협상에 한국 측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미·북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이래 한국 측은 중재 역할을 해왔지만 직접 실무 협상에 참여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2월말’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위한 미북 실무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측의 참여도 계속될지 주목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