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 북·미간 진행상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자료에는 그동안 늘 언급됐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는 표현이 빠졌다. 미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수위조절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20일 강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며 “미국과 한국의 대북 관여에 대한 최신 현안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이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자료에는 FFVD나 제재 압박 필요성과 관련된 다른 표현은 없었다.

같은 날 이뤄진 폼페이오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전화 통화에서는 “양측이 FFVD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미·일 동맹의 강력함을 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서 핵·미사일 동결 수준에 그칠 경우 일본의 반발을 우려해 사전 설득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핵·미사일 동결 대 일부 제재 완화’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보도자료에 대한 표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분석하기 보다는 완전한 비핵화 하겠다는 남·북·미 세 정상의 뜻이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