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중 협상 롤러코스터를 타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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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요동쳤습니다.
지난주 즐거운 소식만 전해지는 듯 했던 미중간 무역협상과 관련해 불길한 뉴스가 연이어 전해진 탓입니다.
아침부터 미국이 캐나다에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송환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전 10시께 “이달 말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이번 주 미중 양국이 기획회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이견이 커 미국이 취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송환 요청 소식에 하락세로 시작한 시장은 FT의 보도에 폭락, 다우가 한 때 450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장 막판에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이 “사실이 아니다. 이번 주 계획된 협상은 아예 없었다"(There are no cancellations. None. Zero. Let's put that to rest")고 밝혀 하락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정해진 건 이달 말 류허 부총리와의 협상 밖에 없다”며 “이 협상은 취소되지 않았고,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입니다. 양국 협상이 그동안처럼 전해진 것처럼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될 리가 없다는 겁니다.
제가 월가에서 들은 얘기는 양측 모두 현재 비수를 감추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90일 협상기간이 끝나는 오는 3월1일에 좋은 소식이 나오긴 힘들다는 게 대체적 예상입니다.
우선 미국은 협상이 잘 되더라도 3월1일에 타결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배수진을 친 듯 협상하다가,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한 번(혹은 여러 번) 더 결렬시킨 뒤 협상기한을 계속 연장해갈 것이란 겁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협상전략입니다. 지난 4일 애틀랜타에서 만났던 캐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3월1일에 타결할 수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인공적 데드라인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이번에 약속이 아닌 '이행 및 검증'에 가장 큰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미 정부는 관세를 철회했다가도 이행이 확인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 ‘스냅백’(snap back)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4년까지 6년간 1조달러 규모의 수입을 확대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월가에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말 재선에 실패할 것을 가정한 제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 중간선거 때 민주당이 약진하는 걸 보고 트럼프 재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이행은 불가능하지만 당장 관세를 철회시킬 수 있는 달콤하고 공허한 약속을 했다는 겁니다.
당장 중국 내수 경기가 어려운 판에 1조달러 어치를 수입해 소비할 수가 없고, 현재와 같은 미중 무역구조에서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드는 건 아예 불가능한 발상이란 겁니다.
2024년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하더라도 임기말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6년간 무슨 일이 발생할 지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중국은 또 가능한 지식재산권, 첨단산업에 대한 보조금 중단 등의 약속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고려한 듯 지난 21일 트위터로 “중국이 더 장난치지 말고 진짜 협상할 때가 됐다”고 했지요.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미중 협상은 당분간 뉴욕 증시에 호재보다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타결이 되더라도 그 과정은 매우 험하고 긴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롤로코스터의 안전띠를 꽉 매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지난주 즐거운 소식만 전해지는 듯 했던 미중간 무역협상과 관련해 불길한 뉴스가 연이어 전해진 탓입니다.
아침부터 미국이 캐나다에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송환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전 10시께 “이달 말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이번 주 미중 양국이 기획회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이견이 커 미국이 취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송환 요청 소식에 하락세로 시작한 시장은 FT의 보도에 폭락, 다우가 한 때 450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장 막판에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이 “사실이 아니다. 이번 주 계획된 협상은 아예 없었다"(There are no cancellations. None. Zero. Let's put that to rest")고 밝혀 하락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정해진 건 이달 말 류허 부총리와의 협상 밖에 없다”며 “이 협상은 취소되지 않았고,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입니다. 양국 협상이 그동안처럼 전해진 것처럼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될 리가 없다는 겁니다.
제가 월가에서 들은 얘기는 양측 모두 현재 비수를 감추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90일 협상기간이 끝나는 오는 3월1일에 좋은 소식이 나오긴 힘들다는 게 대체적 예상입니다.
우선 미국은 협상이 잘 되더라도 3월1일에 타결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배수진을 친 듯 협상하다가,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한 번(혹은 여러 번) 더 결렬시킨 뒤 협상기한을 계속 연장해갈 것이란 겁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협상전략입니다. 지난 4일 애틀랜타에서 만났던 캐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3월1일에 타결할 수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인공적 데드라인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이번에 약속이 아닌 '이행 및 검증'에 가장 큰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미 정부는 관세를 철회했다가도 이행이 확인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 ‘스냅백’(snap back)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4년까지 6년간 1조달러 규모의 수입을 확대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월가에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말 재선에 실패할 것을 가정한 제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 중간선거 때 민주당이 약진하는 걸 보고 트럼프 재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이행은 불가능하지만 당장 관세를 철회시킬 수 있는 달콤하고 공허한 약속을 했다는 겁니다.
당장 중국 내수 경기가 어려운 판에 1조달러 어치를 수입해 소비할 수가 없고, 현재와 같은 미중 무역구조에서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드는 건 아예 불가능한 발상이란 겁니다.
2024년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하더라도 임기말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6년간 무슨 일이 발생할 지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중국은 또 가능한 지식재산권, 첨단산업에 대한 보조금 중단 등의 약속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고려한 듯 지난 21일 트위터로 “중국이 더 장난치지 말고 진짜 협상할 때가 됐다”고 했지요.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미중 협상은 당분간 뉴욕 증시에 호재보다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타결이 되더라도 그 과정은 매우 험하고 긴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롤로코스터의 안전띠를 꽉 매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