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vs 임차인…수도 계량기 동파 책임 누가?
A고객은 지난해 꼬마빌딩 주인이 됐다.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조그만 상가건물을 매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고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건물을 매입하고 처음 겨울을 맞이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연일 강추위에 1층에 있던 수도계량기가 동파됐다. 더 큰 문제는 동파되면서 누수도 발생한 것이다. 누수가 지하층으로 들어가면서 지하층에 피해가 생겼다. A고객은 처음 겪는 일이라 본인 책임인지, 1층 임차인 책임인지 난감하기만 하다.

A고객처럼 상가건물을 소유한 사람들은 겨울이 반갑지 않다. 강추위가 계속되면 건물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수도관 동파사고는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동파될 경우 우선 어느 부분에서 누수가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서다. 건물마다 상수도사업소에서부터 수도관이 연결돼 건물로 들어오게 된다. 건물로 들어온 수도관이 각 층의 임차인별로 다시 갈라지게 된다. 대다수 꼬마빌딩은 수도관만 연결하고 계량기는 설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건물 내에서 임차인별로 수도계량기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수도사업소에서 건물로 들어오는 수도관 계량기가 동파됐다면 각 지자체 수도사업소에서 수도계량기 교체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동파로 수도계량기를 교체할 경우 사용자가 아닌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각 지자체 조례가 개정됐기 때문이다. 건물 내에서 임차인이 수도사용량을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수도계량기가 동파됐다면 건물 소유주나 임차인의 문제가 된다. 여기에서 분쟁이 생긴다. 임대차계약서에 수도계량기에 대한 사용자의 선관의무나, 소유자의 책임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히 임대차계약서에 수도계량기 관리책임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임대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사용, 수익할 수 있도록 건물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가건물 소유주들은 겨울철 수도관 동파 방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단순한 수도계량기 교체뿐만 아니라 막대한 피해보상금까지도 물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수도계량기 동파에 따라서 누수가 되면 수도요금이 과도하게 부과될 수 있다. 이럴 경우 해당 수도사업소에 민원을 접수하면 수도요금을 일부 감면받을 수 있다.

수도요금이 고지된 후 90일 이내에 동파된 부분을 교체하거나 누수방지 공사를 한 서류 및 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

최성호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