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심석희 선수 측은 23일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조 전 코치를 향해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빨리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해 혐의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빠져나와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임 변호사는 "심 선수의 (피해)기억은 생생하고 진술도 구체적이고 상세한데 조 전 코치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해서 이번 사건을 조속히 종결시켜 심 선수가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만이 조 전 코치가 죄를 벗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선수는 물론 가족들까지도 잠 못 자고 고통받고 있는데 사건이 빨리 마무리돼서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조 전 코치 변호사는 "성폭행 부분과 관련해서는 향후 추가 조사가 예정돼 있는데 성실히 조사받으면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1차 조사에서 성폭행은 없었다, 성적인 부분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잘못된 지도방식으로 피해 선수들에게 큰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제출했다.
조 씨는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지난 18일 구치소에서 진행된 경찰의 첫 피의자 조사에서 심 선수가 밝힌 성폭행 피해는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