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문재인 대통령 대면보고를 줄이고 각 부처 장관 등 내각의 보고는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정부가 3년차로 접어든 가운데 대통령에게 휴식과 함께 청와대 외부의 각계인사들과 소통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노 실장의 이런 지시를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노 실장이 취임 후 청와대의 업무를 살펴본 후, 국정 운영과 정국 구상을 위한 대통령의 시간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실장은 문 대통령이 검토해야 하는 보고서의 내용 등 총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건의를 수용했다. 이번 업무지시를 계기로 향후 대통령의 현장 행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청와대는 앞으로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책임 아래 관련 사안을 전결 처리하는 비중을 높일 것이다. 이로 인해 비서실의 업무 책임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올린 보고서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거의 모두 읽어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무시간이 끝나서도 보고서를 싸들고 관저로 가 '보고서 읽기'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노 실장이 대통령의 각계 인사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관련해 이른바 대통령의 '관저 정치'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문 대통령이 어려운 경제 회복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때까지 하지 않았던 대기업 오너그룹의 관저 초청 만찬 등이 기획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야당 당 대표나 원내대표단의 관저 초청 만찬 등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문 대통령도 노 실장을 향해 기업인들과의 접촉면을 늘려달라고 주문을 한 만큼 대통령도 기업인 등 재계와의 스킨십을 늘려가면서 고용상황 개선에 앞장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삶에 쉼표를 좀 찍어주자라고 하는 것이다. 대통령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을 드리자, 이런 말로 요약을 할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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