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무역 흑자 폭이 최대 98억달러(약 11조원)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액은 8%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3일 발표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이 모든 수입차 및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산업 무역수지 흑자는 52억6000만달러 줄고, 다른 국가들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감소 폭은 98억19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총생산을 4.5% 감소시키지만, 상대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생산액이 오히려 0.1% 늘어나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경연은 미국 정부가 일부 국가에 관세 부과를 면제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이 받는 영향도 함께 분석했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관세 면제국에 포함되고 한국은 제외되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의 총생산은 8.0% 줄고, 무역수지 흑자는 86억7400만달러 감소한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고용도 10만 명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면제국에 포함되면 총생산액이 5.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