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금융혁신 핵심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비상이 걸렸다. 네이버 등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많지 않아 오는 3월로 예정된 추가 인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년 만에 열린 인터넷은행 설명회…참석 기업 '뚝'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3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 총 55개 기업 및 단체에서 12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열린 1차 설명회 때 기업 90여 곳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13곳), 일반 기업(7곳), 금융회사(21곳), 비금융지주(3곳) 등이다.

2015년 1차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던 인터파크와 키움투자증권 대주주인 다우기술도 참석했다. 다우기술은 자회사인 키움증권을 비롯해 교보생명, SBI홀딩스와 컨소시엄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하나금융,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롯데카드, 비씨카드, 새마을금고 등도 참석했다. 다만 인터파크는 동향 파악을 위해 참석했을 뿐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나 KT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이미 진출한 상황에서 ICT 업체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 19일 밤 12시 기준으로 고객 수 800만 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가입 가능 연령이 만 17세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 5명 중 1명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이지만 몸집을 키우고 수익을 내려면 자본금을 1조원가량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기업들이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여부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며 “다음달부터는 ICT 기업들이 본격적인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엔 기업뿐 아니라 시민단체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당국은 세 곳의 시민단체가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ICT 기업과 금융회사들은 시민단체를 의식해 기업 명단 공개 자체를 꺼렸다. 한 관계자는 “일부 시민단체가 인터넷전문은행의 특혜를 주장하고 있어 상당히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