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로부터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HM71224)의 권리를 반환받았다고 23일 공시했다. HM71224는 한미약품이 2015년 7억6500만달러(약 8600억원)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받지 못하게 됐다. 이미 수령한 계약금 5300만달러는 반환 의무가 없다.

릴리는 BTK 억제제인 HM71224를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다 지난해 2월 임상을 중단했다. 목표하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다른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릴리는 모든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임상 자료와 BTK 억제제 시장성을 검토한 결과 개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HM71224는 사람의 B림프구 활성화 신호에 관련된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면역질환 신약 물질이다. 류머티즘관절염을 비롯해 전신성 홍반 루푸스 및 신장염, 쇼그렌증후군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 약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한미약품은 릴리에서 개발 권리를 돌려받아 직접 임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권리 반환 이후 90일 이내 모든 임상과 개발 관련 자료를 돌려받아 다른 적응증 확보 작업을 위해 독자적으로 임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권리 반환이 진행 중인 다른 신약 물질 임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분야 27개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높여 2~3년 뒤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약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했다가 돌려받은 후보물질은 3개로 늘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0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거둔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에서 표적항암제 올무티닙을, 사노피에서 당뇨병치료제 기술을 돌려받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