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 불이익을 줘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시킨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1월 서 검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지 약 1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비위를 덮으려 지위를 이용해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에게 부당한 인사로 불이익을 줬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8월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의 입을 막기 위해 인사 보복을 했다는 혐의다.

안 전 검사장은 “제가 지시를 했다는 것에 대한 물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 17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번 재판과 별개로 지난해 11월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