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손혜원 의원의 좌충우돌식 행보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구매가 공직자로서의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의견을 놓고 내분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중진인 이종걸 의원(5선)은 23일 손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이 공직자로서의 엄격한 자기관리, 자기감시는 아무리 강하게 요청해도 저희가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좀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빈손으로 돌아온 한국당 목포 투어’라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목포 방문 기사를 공유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손 의원은 투기로 볼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 인식은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에서 지난 22일 조사한 ‘목포 부동산 매입은 투기’라는 응답이 47.6%, ‘투기가 아니다’는 응답이 39.8%라는 조사와 반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초선인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초선 의원 탈당에 중진, 그것도 원내대표가 나서서 발표가 끝날 때까지 같이 있던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손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홍 원내대표의 어깨에 손을 올린 것도 문제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의원 간 당선 횟수를 놓고 상하 관계를 비교적 엄격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을 감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의원이 김정숙 여사의 친구일지라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직접 나서서 조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의 관계 때문에 손 의원이 정권의 핵심 의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민정이 나서서 정리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민정의 역할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대통령 부인과) 특수관계인이라는 이유로 현역 국회의원을 감찰하면 그 자체를 두고 ‘대단한 월권’이라고 비판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의 주요 업무로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 인사들을 관리하는 일을 꼽아왔다.

배정철/박재원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