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3구역 재개발 중단…서울시 8만가구 공급 '차질'
서울시가 을지면옥 등 노포를 보존하기 위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3구역(사진) 재개발 사업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박원순 서울시장의 ‘8만 가구 추가 공급’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이 구역에서 공급할 예정인 2773가구도 목표 시점인 2022년까지 지을 수 없어서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 8만 가구 세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때 주택 재개발·재건축과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재정비촉진지구’ 운영방침 변경을 통해 주거비율을 현행 60%에서 9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시는 이 방식으로 2022년까지 377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다. 2022년까지 세운3구역과 6-3구역에서 277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6-3구역은 기존에 예정된 주택 공급량이 1328가구며 주거비율 완화 영향이 없다”며 “3구역에선 기존 공급량이 없었는데 주거비율 완화로 2773가구가 추가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세운3구역(대지면적 3만6747㎡)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8개 구역 중 가장 크다. 3-1부터 3-10까지 10개 소구역으로 쪼개져 재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3구역 중 토지보상 및 입주자 이전 협의가 마무리된 3-1·4·5구역은 작년 12월 철거를 시작했다. 시는 이 구역의 재개발은 그대로 추진하도록 했다. 노포들이 포함된 3-2·6·7구역과 3-3·8·9구역 통합개발은 구역 내 노포 보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관할 구청과 협의해 사업시행인가를 최대한 늦출 방침이다. 3-2·6·7구역은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부터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제동을 걸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3-1·4·5구역에서 998가구, 다른 구역에서 1775가구 정도 공급될 예정”이라며 “3-2·6·7구역과 3-3·8·9구역의 일정이 지연되면 1775가구는 준공 시점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크고 작은 부지에서 이삭줍기 하듯 모아 8만 가구 추가 공급 계획을 세운 서울시에 1775가구 공급 차질은 적지 않은 손실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질을 빚는 부분은 대체 공급 물량 확보 등 다른 해결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