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새 코픽스 도입해도 대출금리 크게 떨어지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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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체계 개선안 비판…"금융당국 의도 수상하다"
은행 "정부가 잘못된 정보 전달"
코픽스 낮아지는 만큼 가산금리 자동으로 올라
非시장성 자금 비중 높아지면 리스크 커지기 때문
정부 압박으로 대출금리 어느 정도는 내려야할 듯
금융위 "은행들 실적 좋아…대출금리 인하 여력 커"
은행 "정부가 잘못된 정보 전달"
코픽스 낮아지는 만큼 가산금리 자동으로 올라
非시장성 자금 비중 높아지면 리스크 커지기 때문
정부 압박으로 대출금리 어느 정도는 내려야할 듯
금융위 "은행들 실적 좋아…대출금리 인하 여력 커"
![은행 "새 코픽스 도입해도 대출금리 크게 떨어지진 않아"](https://img.hankyung.com/photo/201901/AA.18776616.1.jpg)
정부 일제히 비판 나선 은행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를 더해서 결정된다. 여기서 기준금리가 코픽스다. 코픽스는 8개 은행이 조달한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8개 수신상품의 평균 비용을 가중평균한 것. 전국은행연합회가 매달 신규취급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를 발표한다.
금융당국은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을 넣은 새 코픽스가 산정될 것이라고 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연 0.1% 정도로 낮다. 이 같은 요구불예금 등이 코픽스 계산 때 들어가면 금리가 0.27%포인트 낮아진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여신담당자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산정할 때 핵심이 시장성 자금조달이냐 아니냐는 문제”라며 “새 코픽스엔 요구불예금, 한국은행 차입금 등 비(非)시장성 자금이 감안되기 때문에 당연히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코픽스 무용론도 제기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면 비난 여론이 일 수밖에 없고 이것이 은행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 발언을 두고 “가산금리가 자동으로 올라가야 하는데도 금융당국은 이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보고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코픽스 무용론’도 제기했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로 정해지는 것인데 마치 과거 자금조달 금리 평균을 산출한 코픽스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것 같다”며 “은행들에 가산금리에 손대지 말라고 하면 향후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경우 그만큼 손실을 떠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B은행 관계자는 “미국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대출 기준금리를 정하고 자율로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한다”며 “은행연합회를 내세워 공통된 기준을 정하고 금융당국이 압박을 가해 대출금리를 내리라고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 코픽스 도입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측면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은행들의 이익 규모가 큰 만큼 대출금리를 내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론적으론 대출금리가 안 떨어지지만 현실적으론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가 강해 어느 정도 내리긴 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