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간병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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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천자 칼럼] 간병 로봇](https://img.hankyung.com/photo/201901/AA.18776712.1.jpg)
사람에겐 별일 아닌 표정 읽기, 느끼기, 의사소통, 계단 내려가기, 수건 개기 등에서 기계는 여전히 헤맨다. 수십만 년간의 진화를 통해 갖게 된 인간의 암묵적 능력은 간단히 재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힘들고 불유쾌하고 반복되는 장시간 노동에 취약하다.
세계 최고령 국가(65세 이상 27.7%) 일본에서 ‘간병 로봇’이 본격 보급될 것이라고 한다. 고령자가 급증하는 일본은 2030년 간병인력 860만 명(현재 130만 명)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일할 사람도 부족해 취업자의 10%가 넘는 간병인 부족분을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본의 간병 로봇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간병 로봇 개발업체가 약 100곳에 이르고 소니의 ‘아이보’, 로보틱스의 ‘페퍼’ 등 상용화된 것만도 15종이다. 사이버다인의 ‘할’처럼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돕는 로봇 슈트도 있고 반려 로봇, 이동지원 로봇, 식사보조 로봇 등도 나왔다.
맹점도 있다. 로봇은 힘든 일도 척척 해내지만, 주어진 경로를 벗어난 돌발상황 대처에는 취약하다. 환자의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통해 보완해야 할 과제다.
빠르게 고령화되는 우리나라도 간병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처음 간병 로봇 예산이 편성됐고, 전남 광양에선 배설케어 로봇 시범사업도 시작됐다. 아직은 개발업체가 소수이고, 규제에 발목이 잡힌 경우도 있다.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