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와 자동차가 추락하고 있다. 2년 동안 지속된 ‘반도체 슈퍼 호황’이 꺾이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에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후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에 분기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電·車의 추락' 예상보다 가팔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9조9381억원, 영업이익 4조4301억원을 올렸다고 24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6조4724억원)보다 31.6% 줄어들면서 증권사 전망치 평균(5조945억원)을 13.0%나 밑돌았다.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건 지난해 1분기 이후 세 분기 만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효율화 작업에 들어가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감소 여파로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각각 11%, 21% 떨어졌다. 가격 하락폭이 컸던 낸드 부문은 적자를 냈다. 일각에선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올 1,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의 반토막인 2조원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기로 했다. 반도체 장비 투자를 40% 줄이는 등 지난해 17조원 규모였던 전체 투자금액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이날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5011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35.4% 급감했다. 현대로템과 베이징현대 등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203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오상헌/장창민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