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영향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장기화·심화 땐 수출에 상당 부담
중국 경제 급격침체 가능성은 제한적


한국은행은 반도체 경기가 올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올해 반도체 수출 물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4일 경제전망보고서에 게재한 '향후 수출여건 점검 및 평가' 자료에서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금액은 전년 수준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물량 증가율은 2014∼2016년 평균(12.3%)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올해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하반기 경기회복 전망"
한은은 올해 IT 서비스 수요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회복, 스마트폰 중저가제품 고사양화, CPU 공급 정상화 등에 힘입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은 최근 생산업체가 설비투자 조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다시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경제 부정적 전망이 확대되면 글로벌 메모리 수요도 약화하며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갈등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최근 들어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무역갈등에 따른 심리위축이 중국 내수둔화로 이어지며 작년 11월 이후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이 감소했다.

국유기업 부채 누증과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악재가 더해진 상황이다.

한은은 양국 상호 관세조치로 우리나라의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품이 중국에서 가공돼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비중이 높지 않고, 미국이 관세를 매기는 수입품이 우리나라 수출과 관련이 적어서다.

한은은 미중 무역갈등 관련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장기화·심화하면 세계교역과 우리 수출에 상당히 부담이 되겠지만 해소국면에 접어들면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중국경제가 성장세가 점차 약화하겠지만 정책 대응 여력 등을 감안하면 급격히 침체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다만, 중국 경제가 크게 둔화하면 무역 이외에 심리·금융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