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회적 공헌에 대한 기대 저버려"…배임 혐의는 무죄
50억원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회장의 아내인 김정수 사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전 회장 부부는 2008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삼양식품이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 박스와 식품 재료 중 일부를 자신들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총 50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건전한 기업 윤리에 따라 기업을 운영해서 사회적 공헌을 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약 10년간 지출결의서, 품의서, 세무조사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회삿돈 49억원을 적극적으로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소유 주택 수리비용, 승용차 리스 비용, 카드 대금 등 (회삿돈을) 지극히 사적으로 사용했다"면서 "회사와 개인의 자금은 엄격히 구별되기 때문에 이같은 의사결정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횡령한 전액을 회사에 변제한 점을 고려했다"며 "구체적인 결정은 전인장 피고인이 한 것으로 보이고 김정수 피고인은 이런 결정에 따른 측면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전 회장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에서 구속했다.

재판부는 전 회장에게 적용된 특경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전 회장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계열사의 자회사인 외식업체가 영업 부진으로 경영이 악화한 것을 알고도 계열사 돈 29억5천만 원을 빌려주도록 조치해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외식업체에 들어간 회사 자금은 규모를 볼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손해가 분명한데도 멈추지 않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