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경영 통합 반대 입장…주도권 경쟁 치열할 듯

르노의 최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이 닛산(日産)자동차의 경영 최고위급 1명에 르노 출신을 둬야 한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NHK가 2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를 방문 중인 르메르 장관은 지난 24일 밤 NHK에 닛산의 후임 회장에 대해 "일본과 프랑스 간의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닛산의 경영 최고위급 1명은 르노 출신으로 한다는 두 기업의 합의에 근거해 르노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신임 회장이 이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시사한 것이라고 NHK는 설명했다.

타이어제조사 미슐랭(미쉐린) CEO 출신인 세나르는 이날 열린 르노 이사회에서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20년 전인 1999년 경영 위기에 처했던 닛산은 르노로부터 출자를 받을 때 닛산의 경영을 맡는 회장 등 최고위급에 르노 출신을 1명 두기로 약속했다.

르노와 닛산은 지난해 11월 일본 검찰이 소득 축소신고 혐의 등으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체포한 이후 르노-닛산-미쓰비시(三菱)자동차 3사 연합의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지분의 15.01%를 가진 르노는 닛산 주식의 43.4%를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닛산도 르노 주식의 15%를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일본 정부에 닛산과 르노의 경영 통합 추진 방침을 전했다.

닛산은 오는 4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곤 전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르노의 세나르 회장을 자사의 새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지만 그가 닛산의 새 수장이 되는 것은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르노의 입김이 세지지 않도록 권력을 분산하는 경영위원회 체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 사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르노 측이 의욕을 갖고 있는 양사간 통합에 대해 "지금 그 문제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