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 특사를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페리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핵과학자(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목적은 갈등의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기 위해 실질적으로 한 일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미 간 비방과 위협을 멈췄고, 결과적으로는 북한과의 전쟁 위기를 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같은 이유로 2차 정상회담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20∼3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 같고, 대부분은 중거리 미사일이고, 장거리 미사일은 소수일 것"이라며 "북한이 (현재로선) 상대방의 도발과 같은 정당한 이유 없는(unprovoked) 방식으로는 이 무기들을 사용할 계획이나 의도는 없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다만 북한의 비핵화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안전보장을 위해 핵무기들을 엄청난 비용과 어려움 속에서 보유하게 됐다"며 "그들은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자신들의 정권을 전복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2차 정상회담이나 그 어떤 외교적 노력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이끌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